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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몸의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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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셨고, 성령이 머무는 전이다. 내 몸에 성령이 머물면 성령의 열매가 맺힌다.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성, 충성, 온유, 절제다. 몸은 행복 저장고가 된다.
또한 몸은 감정이 머무는 집이다. 감정의 향기가 온몸에 흐른다. 이 집이 감정의 쓰레기로 가득 찰 때가 있다. 국가적 재난이었던 세월호 참사의 경우다. 유가족은 최대 희생양이며 고통의 당사자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애끓는 고통은 평생을 간다. 부모를 잃은 자식의 비통은 무덤까지 간다. 핵심 키워드는 감정이다. 이들 모두는 감정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예기치 못한 죽음, 순서를 지키지 않은 죽음, 인재로 인한 죽음이다. 한마디로 자연스럽지 않은 죽음이 특별한 고통을 동반한다. 이는 매우 파괴적이고 강력한 부정적 정서를 유발한다. 감정 레벨로 치자면 얼마나 자주 느끼는지(빈도), 얼마나 깊은지(정도), 얼마나 강한지(강도), 얼마나 오래 느껴지는지(지속성)에 있어서 최고 수준이다.
죄책감, 억울함, 분노 등 산더미같이 밀려온 부정적 감정의 쓰레기가 제때,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똘똘 뭉친다. 이 감정 덩어리는 얌전히 있는 것이 아니다. 썩어 악취를 풍기고 독소를 내뿜는다. 감정의 독소는 세포와 근육과 핏줄 속에 저장된다. 본격적으로 몸과 마음, 나아가 삶을 파괴시킨다.
피한다고, 참는다고, 잊어버리려 한다고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참으면 폭발한다. 바깥으로 폭발하면 폭력이 되고, 그 끝은 살인이다, 안으로 폭발하면 우울증 등 심리적 문제를 거쳐 자살에 이를 수 있다. 감정의 독소가 저장돼 있는 신체도 파괴된다. 결국 몸이 운다. 위장이 울면 위암, 간이 울면 간암이다. 청각기능 상실, 편두통, 위장과 소화 기능 장애 등도 찾아온다. 그러나 내 몸은 내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재난은 우리 가정에도 닥친다. 실직, 자살, 파산, 질병, 낙방 등. 재난은 재난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부정적 감정이 몰려온다. 성령이 머물러야 할 가정에 감정의 독소가 머문다. 꼬이고 묶이고 뒤틀리고 비틀린 감정들이 똬리를 틀고 있다가 주인행세를 한다. 감정 디톡스(detox. 해독)를 해야 한다.
감정이 빠져나간 자리에 성령이 자리 잡는다. 그분은 내 몸의 원래 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