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면서 그래도 가족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몇 가지 이유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어떤 일이 있어도 서로를 가족이라는 자리에서 이해하려 하고, 사랑과 용서를 베풀고자 한다는 점이다.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희망하는 것이 있다.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며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기존의 좋은 관계들을 잘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나와 다를 수밖에 없는 기준과 존중해야 할 특별한 상황들을 배려하는 것은 필수다.
숲무덤새가 새끼를 부화하는 둥지를 살펴보면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탁월한 관리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 거대한 나무 잎사귀 둥지 속에 숲무덤새 암컷이 알을 낳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으면 수컷이 둥지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잎사귀를 부지런히 덮거나 치운다고 한다. 수컷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둥지의 온도는 화씨 91도란 최적의 온도, 1도 이상의 변화도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되고 암컷은 알을 낳는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항상 그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변함없는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얼음 밑으로 흐르는 물이 영상 4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처럼,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할 때 인생은 더 풍성해지고 행복해진다. 하지만 인간관계의 처음과 나중을 한결같이 조절하며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우리를 좋아하도록 만드는 데 자신이 가진 것의 4분의 3을 소비한다”고 말했나 보다.
내 생각과 의도를 오해하고 다른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며 다가오는 사람을 대하기란 참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년기 인생을 꿋꿋하게 사는 ‘관계 관리 방법’이 있다. 누군가 나를 오해하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바른 기준과 올바른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내가 원하는 것들을 성실하게 이루며 나아가는 것이다.
너무 많은 것들을 해명하려 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주변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나를 바꾸려 하지 말자. 내가 생각하는 바른 소신과 기준이 있다면 그 가치를 붙들고, 형편에 따라 감사하고 소신껏 살아가면서 내 인생의 온도를 유지하자. 다른 사람의 마음과 생각의 온도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내 마음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