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과월호 보기
아침에 눈을 비비며 간신히 일어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뿐하고 신속한 몸놀림보다는 무거운 몸짓이 아침을 힘겹게 만든다. 잠을 깬 그 순간부터 부지런한 움직임은 하루 종일 계속된다. 일 속에 파묻혀 시간을 잊고 생활한다. 무엇을 위해 하루를 보냈는지, 내 인생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 하루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주어진 일들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남자들은 참는 것에 익숙하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살기 때문에 지금 당하는 어려움을 참아낸다. 지금은 힘들고 어려워도 내일이라는 미래는 좀 더 나은 기쁨과 여유, 성공이라는 것들을 제공해 준다는 신화를 붙들고 살아간다. 어쩌면 내일이라는 미래는 남자들에게 도피처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룰 수 없는 것들을 내일이라는 이름으로 미룰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내일을 생각하며 미뤄 둔 일들은 무엇일까?’ 생각해 봤더니, 오늘 할 수 있음에도 게으름 혹은 실행할 용기가 없어서 미뤄 둔 일들이 너무 많았다. 꿈이라고, 내 인생의 목표라고 이야기했던 일들도 ‘내일’이라는 바구니에 담아 두고 있었다. 나는 ‘오늘’을 ‘내일’이라는 이름으로 적당히 게으르게, 적당히 주저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내일이라는 개봉되지 않은 인생 바구니를 남겨 두고 세상을 떠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부터는 오늘을 살아야겠다. 아침에 눈을 뜨고 기도하며, 오늘 내가 누려야 할 인생의 즐거움과 오늘의 목표만을 생각하며 살기로 했다. 아침 안개와 같은 인생에게 내일은 선물이지 당연한 미래는 아니다. 그래서 오늘을 행복하게 살고 싶다.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과 행복하게 지내고 싶고, 내가 하는 일에 감사해 하며 즐겁게 하고 싶다.
내일을 생각하며 내 인생을 미루기보다는 오늘을 생각하며 인생의 즐거움을 누리며 살기로 했다. 내일이 주어지면 내일 아침에 주어진 오늘을 또다시 즐겁게 살고 싶다. 오늘을 매일매일 잘 살 때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마흔 이후 남자들의 행복한 인생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에 있다. 두려움과 게으름 때문에 미루지 말고 오늘을 활기차고 행복하게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