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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어려울 때 필요한 사람이 친구다. 남자들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마음 문을 열고 깊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답답한 마음을 풀어 낼 수 없어 그것이 더 큰 답답함이 되기 일쑤다. 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아픔’이다. 고민을 나눌 친구가 없어 집에 들어왔는데 아내는 아프다고 누워 이미 잠들어 있고, 자녀들과는 고민을 나누지 못하는 중년들이 많다.
헨델은 음악에는 천재였으나 친구가 없어 항상 외롭게 살았다. 그는 가벼운 중풍까지 걸려 신체가 자유롭지 못했고, 그의 음악은 인기가 없어서 그가 작곡한 오페라를 관람하러 오는 관객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는 가난했다. 빚쟁이들이 빚을 빨리 갚지 않으면 감옥에 넣겠다는 위협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헨델은 음악가들이 모이는 파티에 갔다가 입장을 거절당하고 홀로 가랑비 내리는 런던 거리를 거닐다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자신이 집에 없는 사이에 친구가 남겨 놓은 ‘메시아’란 제목의 성구집을 발견했다. 헨델은 성구집을 본 순간부터 22일에 걸쳐 ‘메시아’를 작곡했다. 극심한 외로움 속에서 불후의 명곡인 메시아가 탄생한 것이다.
남자들은 문제가 있을 때 동굴 속에 들어가 홀로 생각을 정리한다. 힘들고 어려울 때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자신에 대해 깨닫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너무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나 다양한 미디어, 분주한 업무처리 과정, 복잡한 인간관계, 불편하지만 책임과 의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는 많은 일로부터 자신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나는 가끔 일을 하지 않고 어떤 사람도 만나지 않고, 핸드폰을 승용차에 넣어 둔 채 홀로 있는다. 세상과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 속에서 자유를 맛본다. 나 자신에게 친구가 돼 스스로 말하고 생각하며 하루를 보낸다.
외로울 때 자신과 가장 좋은 친구가 돼 스스로 속삭이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없고, 나보다 더 내 인생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없다. 중년기에 들어서면 자신과 친해져야 한다.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고 채찍질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점점 더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럴 때 비로소 하나님께로 나를 데리고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