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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다운시프터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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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한 가지 마음속에 결심한 것은 ‘물 흐르듯 살아 보자’는 것이다. 계획 없이 살겠다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일에 성실함은 유지하되 탈진하듯 살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지나치게 과도한 삶을 사는 것이 싫어졌다. 누군가에게 나를 증명해야 하는 일에서 벗어나 꼭 해야 할 일만 하고 싶어졌다.
내 욕망과 지나친 기대가 불필요한 것들까지 생각하며 살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이제는 자유로운 마음으로 일하고 삶을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면서 다운시프터(Downshifter)가 돼 볼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한 생각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욕심과 기대를 내려놓는 것이다. 나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많은 일들 앞에 나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내 삶을 맡기고 살아가는 것이다. 더 가지려 애쓰지 않고 더 잘난 척하려 하지 않으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 부모와 자녀가 갈등하는 것도 서로에 대한 욕심과 기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잡음이다.
두 번째는 두려워하는 것들을 피하지 말자는 것이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려움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마음속의 두려움을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 혹은 친구들에게 털어놓다 보면 내가 느끼는 두려움이 당연한 것인지, 또 내적인 것인지 외적인 것인지를 파악해 극복할 방법을 찾게 된다. 두려움이 사라지면 못할 일이 없어진다.
물 흐르듯 살고 싶다면 작은 일에 감사해야 한다. 감사가 없는 인생은 불평뿐이다. 생각이 감사를 만들어 낸다. 일은 분주해지고 먹고사는 일에 어려움이 없어지니 주머니 안에 있는 동전이 귀찮아졌다. 그래서 책상 서랍이나 자동차 안에 아무렇게나 놓아두는 버릇이 생겨났다. 동전 하나를 귀하게 여겼을 때는 작은 돈에도 감사가 넘쳤는데, 이제는 좋은 것들 앞에서도 감사하지 못하는 궁색한 인생을 살고 있다.
더 갖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를 회복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길 때 주변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가 솟아난다. 너무 소중한 것들을 너무 익숙한 것들로 여겨 아무렇게나 대하는 인생의 경솔함을 벗어 버리면 풍요로운 인생이 될 수 있다. 다운시프터의 삶은 내 고장 난 생각과 잘못된 삶의 태도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