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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힘을 빼고 편안하게 살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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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내와 전화 통화를 하는 중에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이 발생하자 나도 모르게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자 아내는 “전화 통화를 계속할 생각이면 목소리에 힘을 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아차!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었구나!’ 미안했다. 요즘 종종 내가 기대했던 상황과 다르게 전개되면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낀다.
남자들은 원하는 결과나 기대가 명확할수록 상대방을 다그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수용하거나 수행해 주길 강요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 우두머리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아침 식사 때는 아내와 자녀들을, 회사에서는 부하 직원과 동료들을, 식당에서는 종업원을, 자신을 찾아오는 영업 사원들을 신나게 모욕하며 괴롭힌다.
모든 면에서 정상적으로 직장 생활을 하던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능력 있고 나무랄 데 없는 현실 감각을 지닌 관리자였다. 그런데 새로 고용된 직원이 자신의 자리를 넘보며 치고 올라온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무섭게 돌변했다.
예를 들면 부하 직원이 자신의 경쟁자와 이야기하는 것만 봐도 극도로 분노했다.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되자 사람들도 하나둘 멀어져 갔다. 집에서도 짜증을 내고 호통치기 일쑤였다. 어느새 항상 화가 나 있는 사람이 됐다.
이렇게 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무리하다 보면 곁에 있는 이들에게 힘든 사람이 된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사랑과 겸손한 자세를 취해 줄 것을 기대하면서 힘을 쓴다면 스스로를 힘겨운 인생으로 만드는 것이다. 존경은 큰 목소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삿대질하던 손을 펴서 동료의 손을 잡고 등을 토닥이며 마음을 나누면 나도 행복해지고 그도 행복해진다.
이제는 내 주장만 내세우고 싶은 목소리에서 힘을 빼자. 내가 기대하는 대로 척척 움직여 주길 기대했던 내 생각에서 힘을 빼자. ‘그럴 수도 있지’라는 유연한 생각으로 상대방을 배려하자. 내가 누군가를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순간 나도 이해받을 수 있다. 움켜쥐려고 힘을 주지 말고 그 손을 펴서 누군가의 손을 잡아 주고, 반갑다고 손을 흔들어 주고, 힘들어하는 사람의 무거운 짐을 같이 들어 주자. 인생은 이렇게 더불어 평안을 누릴 때 비로소 편안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