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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마음의 힘을 빼고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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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귀농한 한 가정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제일 좋은 야채라면서 내놓은 야채들은 모양도 제각각, 중간중간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못난이 야채들이었다. 그 이유는 화학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하다 보니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벌레만 잡고 나머지는 놔두기 때문이란다.
유기농은 공생이고 공존이다. 맛있고 몸에 좋은 야채를 얻기 위해서는 벌레와 같이 성장하는 게 좋다고 한다. 숲도 마찬가지다. 온갖 나무와 풀로 우거진 숲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벌목한 뒤 한 품종의 나무로만 인위적으로 조림하면 이전에 일어나지 않았던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난다.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숲 안의 온갖 종류의 나무와 풀도 서로 다름은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였던 것이다.
우리에게도 마음의 힘을 빼고 살아가는, 공존과 상생의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완벽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부족하거나 형편없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단지 부족함과 연약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고 마음먹은 대로 완벽하게 이루거나 조성되는 인생은 없다. 조금 부족하게 여겨지는 것들을 마음으로 채우며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럭저럭 살 수 있는 마음이 유기농 야채와 같은 삶이고, 온갖 수풀들과 각종 나무들로 채워진 숲과 같은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는 실수할 때도 있고, 간혹 기가 막히게 잘 해낼 때도 있다. 그래서 그럭저럭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여유로움이 필요하다. 곁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가 잘 해낼 수 있도록 힘껏 박수쳐 주고 응원해 주자.
틀린 것을 찾아내 손가락질하던 손으로 펴서 다독이는 따뜻한 사랑의 손을 만들어 보자. 내가 누군가에게 힘껏 박수쳐 응원하고 다독여 주면 그는 나를 보고 활짝 웃어줄 것이다.  마음의 힘을 빼고 살아가는 순간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마음의 힘을 빼고 비로소 행복한 삶을 살기 시작할 것이다. 박박 우기며 살지 말자. 그냥 그럭저럭 여유롭게, 그리고 평안하게 살아 보자. 오늘부터 그렇게 살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