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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변함없는 것에 내 인생을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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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옆에 있는 숲을 오랜만에 거닐었다. 추운 겨울을 이겨 낸 나무에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었고, 어느새 매화는 만발했다. 며칠 더 있으면 벚꽃이 만개해 산책하는 이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자연은 옷을 갈아입는다.
여린 새싹으로 돋아나며, 예쁘고 화사한 꽃으로 덧입고, 크고 작은 열매로 장식을 한다. 변화를 거듭하다 가장 화려한 단풍 옷을 벗고 나면 앙상한 가지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마치 “저는 원래 이랬어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나무를 아름답게 만들었던 것은 잎사귀와 꽃과 열매다. 가지가 있어야 나무에 달려 있을 수 있는 것들이다. 사람들은 잎을 모두 떨군 나무는 보려 하지 않는다. 너무 초라하고 황량해서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는 원래 있었고, 앞으로도 있는 것들보다 잠시 화려한 것들에 더 집중한다. 변함없는 것들이 본질임을 잊은 채 말이다.
한 남자가 한 직장에 들어가 가족을 위해, 자기 성취와 개발을 위해 노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리가 되고, 과장이 되고, 부장이 됐다. 그가 신입 사원과 자신의 책상 사이의 거리를 재 봤더니 10미터가 채 안됐다고 한다. 20년 동안 새벽부터 죽어라 일하며 달려간 거리가 10미터도 안 된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우리 인생에도 변함없는 것들이 있다. 상황이 바뀌어도,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것들. 바로 내 이름, 가족 안에서의 역할과 관계들이다. 아버지는 영원히 아버지이고, 어머니도 언제나 어머니다. 배우자와 자녀들도 변함없이 소중한 존재들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더 성공하기 위해 내 인생의 소중한 것들을 소홀히 대해 왔다면 이제 더 늦기 전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중년의 남성들은 이제 자신을 돌아보고 이해하며 수용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또한 자신의 정체성과 같은 변함없는 사람들과 행복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 나이 들어도 여전히 나를 나답게 만들어 주는 사람들, 어떤 순간에 떠올려도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에 집중하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구별하지 못하고 내달리기만 했던 분주한 인생의 발걸음을 멈추자. 그리고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