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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당신은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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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생각할 겨를 없이 일에 매달려 산다. 아침에 눈을 비비면서 일어나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저녁이 되면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다. 반복적인 일상 속에 마음은 지쳐 가고, 창조적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그런지 남자들에게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많이 당황한다. 한 정유회사 광고를 보면 남자들의 힘겨운 일상을 잘 공감해 주고 있다. “상사는 눈치 주지 영어는 딸리지 이것 쉬운 일 하나 없네. 맨날 야근에, 착한 남편에, 좋은 아빠까지, 아빠는 슈퍼맨 슈퍼맨.”
남자들은 말한다. 내가 남자이고 내 이름도 알고 내가 하는 일도 알겠는데, 정작 가정과 세상에서 내가 누구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렵단다. 왜 그럴까? 경쟁사회 속에서 결과에 따라 평가받으며 성장한 남자들은 자신의 현재 능력을 바라보고는 한풀 꺾여서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나온 인생만큼 화려한 업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의 모습 그대로가 최고의 결과인데, 최고의 결과 앞에서 가장 나약한 모습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나의 삶은 지나온 나의 인생의 결과이다. 죄를 짓지 않았거나 스스로 게으르지 않았다면 최고의 인생을 살아온 것이다. 왜 남자들은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당당함과 자부심을 갖기 어려워할까? 내가 이루어 놓은 결과를 가지고 나를 평가하려 하기 때문이다.
나의 부모는 내가 이루어 놓은 무엇인가를 가지고 나를 사랑하지 않으시고 내가 그분의 아들이라는 사실 하나로 나를 사랑하신다. 인생을 자신의 관점에서 이해하면 우리는 주눅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에 대하여 “너는 내 것이라(1절), 내가 너와 함께할 것이라(2절), 나는 여호와 네 하나님, 네 구원자임이라(3절),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4절)”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내가 모든 것을 잘해야 인정해 주시는 게 아니라, 나 자체를 소중하게 여겨 주신다. 나의 연약함과 강함을 헤아려 아실 뿐만 아니라 나를 항상 품어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은 내가 이 세상에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발견하게 해준다.
남자들이여, 나의 성과가 아니라 나 자신 그대로의 모습을 소중하게 여기시는 분을 알고 있는가? 오늘 내가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다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주눅 들지 말자.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해 주실 뿐만 아니라 가장 소중하게 여겨 주시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나를 매일 확인하는 삶을 살겠는가? 아니면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며 주눅 든 인생을 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