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박삼열 목사(사랑의교회)
위대한 지도자였던 여호수아의 시대도 저물어 간다. 여호수아는 한때 태양과 달이 멈추는 사건, 즉 시간을 멈추게 하는 기적의 기도 중심에 서 있었던 인물이었다(수 10:12~14). 그야말로 믿음의 영웅이라고 불릴 만한 인물이다.
자신의 날을 계수한 여호수아, 이스라엘에 언약 당부
“보라 나는 오늘 온 세상이 가는 길로 가려니와…”(수 23:14). 이스라엘 백성의 끈질긴 불순종으로 반복됐던 40년의 광야 생활, 그 가운데서도 바란광야 가데스 바네아 정탐 보고에 대한 불신앙 사태를 온몸으로 겪은 후, 모세를 이어 가나안 땅을 정복하는 사명을 감당한 여호수아는 어느새 자신의 죽음을 전망한다.
“나는 나이가 많아 늙었도다”(수 23:2). 여호수아는 나이 들어 자신의 날을 계수할 줄 아는 지혜의 사람으로 보인다. 이는 틀림없이 모세로부터 배웠을 것이다(참조 시 90:11). 그리고 죽기 전에 모세가 그랬던 것처럼, 불순종과 반역의 역사를 반복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신앙을 이어 가도록 하는 특별한 자리를 마련한다. 그것은 곧 언약의 자리였다. “그날에 여호수아가 세겜에서 백성과 더불어 언약을 맺고 그들을 위하여 율례와 법도를 제정하였더라”(수 24:25).
여호수아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율법을 지키는 것에 충성을 다했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 없다(수 1:8, 24:14~15, 31). 그런데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스라엘 백성에게도 하나님과 그분의 율법에 대한 헌신이 있어야만 하고, 그것을 새롭게 할 언약식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언약식을 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호수아는 분명 이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확신했고, 하나님의 종으로서 자신이 수행해야 할 마지막 사명으로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님의 구속사를 기억하며 신앙 계승
성경은 여호수아를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 역사를 기억하는 인물로 그린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을 어떻게 부르시고 인도하셨는지, 그리고 어떻게 모세와 아론을 부르시고 출애굽을 이루셨는지, 또 어떻게 약속의 땅에 이르게 하셨는지를 돌아본다(수 24:2~11). 그는 이렇게 자신의 시대뿐만 아니라 조상 때부터 행하신 하나님의 구속사에도 정통한 인물이었다.
여호수아는 이 놀라운 가나안 정복의 역사가 모두 하나님께서 주신 것임을 잊지 않았다. “…너희의 칼이나 너희의 활로서 이같이 한 것이 아니며 내가 또 너희가 수고하지 아니한 땅과 너희가 건설하지 아니한 성읍들을 너희에게 주었더니…”(수 24:12~13).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이 모든 나라에 행하신 일을 너희가 다 보았거니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 그는 너희를 위하여 싸우신 이시니라”(수 23:3).
여호수아는 신앙을 계승하는 데 있어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 준다. 그가 이렇듯 하나님의 구속사를 기억하는 것은 지난한 역사의 현장을 몸소 체험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모세의 당부 때문이기도 하다.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 네 아버지에게 물으라 그가 네게 설명할 것이요 네 어른들에게 물으라 그들이 네게 말하리로다”(참조 신 32:7). 모세가 그토록 그리던 약속의 땅, 가나안을 바라보며 간절한 심정으로 남긴 신명기 말씀에서, 여호수아는 지난 역사를 기억해야 함을 배운 것이다.
신앙 계승의 위기 극복 방법 조언
한편 여호수아가 주도한 언약식과 신앙 계승 당부에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대목이 하나 있다. 곧 이스라엘 백성이 타락할 것과 이에 대해 하나님께서 재앙을 내리실 것이라는 부분이다(수 24:19~20). 여호수아는 왜 이런 저주를 하는 것일까?
“너희 중에 있는 이방신들을 치워 버리라”(수 24:23)고 말한 것으로 보아,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이 우상 숭배의 유혹 앞에 있음을 직시했다. 또한 그는 모세의 마지막 경고(참조 신 31:14~29)를 잊지 않았다. “확실히 알라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민족들을… 마침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신 이 아름다운 땅에서 멸하리라”(수 23:13).
여호수아 묵상과 함께 신앙의 계승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배울 뿐만 아니라 어려움과 극복 방법을 깨닫고, 믿음의 세대 계승의 파고를 넘는 역사가 일어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