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박삼열 목사
우리는 평생,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선다. 우리는 어느 것을 또는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할지를 분별하고 결정해야 한다. 선택의 순간은 짧을 수 있지만 그 영향은 거의 평생 간다.
선택의 기로에서 필요한 지혜
경험을 반추하기도 하고, 쌓아 둔 지식을 꺼내 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선택은 어렵다. 때로는 사람을 찾아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인터넷의 바다에 뛰어들기도 한다. 그렇게 한 선택이 우리의 인생이 되고, 그런 인생들이 모여 역사가 된다.
결국 지혜가 필요하다.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알기 위해,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를 분별하기 위해 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다 팔아서라도 지혜를 사고 싶다. 굳이 솔로몬의 잠언을 읽지 않았다 해도, 한평생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으로 지혜를 꼽는 것이야말로 진정 지혜롭다 할 수 있다.
잠언은 지혜의 보고(寶庫)임에 틀림없다. 하나님 앞에서의 삶을 위한 지혜의 보고인 잠언을 남긴 솔로몬은 어떤 인물인가? 이번 호에서는 잠언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솔로몬을 탐구해 잠언의 지혜를 조금이라도 더 잘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혜, 기도로 얻으라
솔로몬은 어떻게 지혜의 사람이 됐을까? 솔로몬이 지혜를 논하는 일에 달인이 된 것은 그의 기도에서 비롯한다. 왕의 자리에 오른 지 비교적 초기에 솔로몬이 했던 놀라운 사건은 기브온 제사다(왕상 3:4). 그리고 이렇게 솔로몬이 일천 번제를 드린 날 밤 여호와께서 꿈으로 나타나셨다.
하나님은 솔로몬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나에게 구하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막 왕위에 오른 솔로몬에게 뜻밖의 방법으로 나타난 이 결정적인 간구의 기회! 얼마나 많은 생각이 스쳤을까? 솔로몬은 왕위 계승 서열상 왕이 될 수 없었다.
그는 다윗의 열한 번째 아들이었다. 또한 그는 형제들 간에 있었던 아프고 슬픈 역사들을 생생하게 알고 있었다. 형제들 간의 싸움 속에서 신하들의 세력 다툼 또한 솔로몬에게는 불안한 현실이었다. 안개 같은 이런 현실이 왕이 된 솔로몬에게는 시한폭탄처럼 느껴졌을 게 분명하다. 아버지 다윗이 남긴 유언이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라”(왕상 2:2)는 말씀으로 시작하는 것도 이런 정세를 반영하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다윗을 붙드셨던 능력의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나타나 “나에게 구하라”고 말씀하신다. 그는 얼마든지 자신의 안위를 구할 수도 있었고, 재물을 구할 수도 있었고, 대적들의 멸망을 요구할 수도 있었다(왕상 3:11).
그런데 솔로몬은 지혜를 구한다. 백성의 시시비비를 가려 거짓을 드러내고, 아픔과 슬픔을 위로하는 왕으로서의 소명에 맞는 것을 구한다. 이에 하나님은 솔로몬의 간구대로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왕상 3:12)을 주신다. 솔로몬이 지혜의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기도로부터다.
지혜를 구하는 마음을 배우라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를 따라 쓴 잠언에서 솔로몬이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잘 아는 자라는 점에 주목하자. 솔로몬은 사람의 마음을 크게 두 가지와 연결시킨다. 첫째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과 연결하고(2:2, 3:1, 6:21 등), 둘째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순종하는 것과 연결한다(3:5, 4:4, 21 등). 한마디로 “마음이 빠지면 지혜가 있을 수 없다”라는 말이다. 마음이 빠진 경외는 어리석은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으로 받지 않으면 지혜에 이를 수 없다. 그런데 이 마음은 오직 ‘하나님을 향한 사랑’으로 증명된다. 솔로몬은 이것을 배웠다. “솔로몬이 여호와를 사랑하고…”(왕상 3:3). 그리고 그 마음을 잃어버리기 시작할 때 솔로몬의 비극도 시작됐다(왕상 11:1~13). 참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를 구하는 마음, 그것을 배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