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박삼열 목사(사랑의교회)
열왕기 본문 마지막에 만나게 되는 인물은 요시야 왕이다. 그에 대한 열왕기의 기록 중, 우리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드는 대목이 있다. “요시야와 같이 마음을 다하며 뜻을 다하며 힘을 다하여 모세의 모든 율법을 따라 여호와께로 돌이킨 왕은 요시야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그와 같은 자가 없었더라”(왕하 23:25). 이러한 표현에 성경의 의도된 문학적 기법 곧 과장법이 사용됐다고 하는 일부 성경학자들의 주장을 굳이 부인할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었다’라는 최상급의 표현은 성경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다 선명하게 해 준다.
성전을 수리하고 율법책을 발견한 요시야
무엇이 요시야로 하여금 놀라운 평가를 받게 했는가? 성경은 성전을 수리하려는 요시야의 모습에 그 출발을 두고 있다. “여호와의 성전을 맡은 감독자의 손에 넘겨 그들이 여호와의 성전에 있는 작업자에게 주어 성전에 부숴진 것을 수리하게 하되”(왕하 22:5).
요시야의 눈에 성전의 실상이 비춰진 것은 그가 왕이 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뒤였다. “요시야 왕 열여덟째 해에…”(왕하 22:3). 이때 즈음이 그의 인생에서 최적의 때였을 것이다.
요시야의 성전 보수 공사는 뜻하지 않은 엄청난 일로 번진다. 성전을 수리하면서 율법책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율법책은 요시야 왕에게 낭독되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그는 옷을 찢는다(왕하 22:10~11). 그리고 선지자 훌다에게 가르침을 받고 이렇게 반응한다. “…마음이 부드러워져서 여호와 앞 곧 내 앞에서 겸비하여 옷을 찢고 통곡하였으므로…”(왕하 22:19).
구약 시대 성전의 가치 혹은 영광은 바로 ‘하나님의 임재’다. 부서진 성전의 실상을 보고 수리하고자 한 요시야의 행동은 다른 무엇보다 하나님께 대한 그의 관심을 보여 준다.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그의 관심은 오랫동안 읽히지 않았던 율법의 말씀을 만나게 했고, 요시야의 새로운 인생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말씀대로 즉각 순종하는 왕
하나님의 말씀을 깨달은 요시야는 행동한다.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온 백성과 함께 율법을 따르겠다는 언약식을 거행한 것이었다. “왕이 단 위에 서서 여호와 앞에서 언약을 세우되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여호와께 순종하고 그의 계명과 법도와 율례를 지켜 이 책에 기록된 이 언약의 말씀을 이루게 하리라 하매 백성이 다 그 언약을 따르기로 하니라”(왕하 23:3). 이 언약식은 요시야 자신의 믿음의 고백이 되는 장면이다. 이후 우상을 제거하는 일을 위한 근거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요시야의 두 번째 행동은 우상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비참하고 안타깝게도 이 우상 숭배는 예루살렘 성전에서부터 가득했기에 요시야는 바로 성전에서부터 우상 척결을 실행한다. “…바알과 아세라와 하늘의 일월성신을 위하여 만든 모든 그릇들을 여호와의 성전에서 내다가 예루살렘 바깥 기드론 밭에서 불사르고… 또 여호와의 성전에서 아세라 상을 내다가 예루살렘 바깥 기드론 시내로 가져다 거기에서 불사르고 빻아서 가루를 만들어 그 가루를 평민의 묘지에 뿌리고”(왕하 23:4~6).
성전 마당에도 우상의 제단이 있었다. “…므낫세가 여호와의 성전 두 마당에 세운 제단들을 왕이 다 헐고 거기서 빻아 내려서 그것들의 가루를 기드론 시내에 쏟아 버리고”(왕상 23:12).
말씀 앞에 선 요시야의 세 번째 행동은 유월절을 지키는 것이었다. 이 유월절은 사사 시대 이후 지금까지 지키지 않았던 것(왕하 23:22)이라는 점에서 율법에 철저하려 했던 요시야의 인물 됨됨이를 느끼게 한다. 게다가 성경은 이 유월절을 지킨 때를 요시야가 성전 수리를 시작할 때(왕하 22:3)와 같은 해인 “요시야 왕 열여덟째 해”(왕하 23:23)라고 기록해 요시야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얼마나 즉각적으로 순종했는지를 보여 준다.
요시야를 통해 우리는 무엇보다 엄청난 말씀을 들었더라도 그에 합당한 순종의 행동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공허할 뿐이라는 교훈을 얻는다. 동시에 아무리 대단한 행함이 있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하는 것은 허무하고 힘이 없을 것이다. 매일 큐티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 듣기를 목숨처럼 여기고, 또 들은 말씀을 성실히 따라가는 은혜가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