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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기드온의 요청을 거절한 숙곳 / 입다가 크게 승리한 아로엘

과월호 보기 이원희 원장(한국성지미디어/ www.photobible.kr)

기드온의 요청을 거절한 숙곳
“그가 숙곳 사람들에게 이르되 나를 따르는 백성이 피곤하니 청하건대 그들에게 떡 덩이를 주라 나는 미디안의 왕들인 세바와 살문나의 뒤를 추격하고 있노라 하니”(삿 8:5)
숙곳은 ‘천막’, ‘오두막’ 또는 ‘작은 우리’라는 뜻이 있다. 숙곳은 출애굽 한 이스라엘이 장막을 쳤던 이집트의 숙곳과, 야곱이 우릿간을 짓고 기드온이 음식을 구한 요르단 지역의 숙곳이 있다.
  요르단 지역의 숙곳은 야곱이 밧단 아람(Paddan-aram)에서 그의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자신의 집과 가축들을 위해 우릿간을 만들어 준 계기로 이름이 붙여졌다(창 33:17). 후에 이 성읍은 출애굽 한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 시 헤스본 왕 시혼의 영토 일부로 갓 지파에게 주어졌다(수 13:27). 이곳 주민들은 기드온 병사들의 음식 제공 요청을 거절함으로써 기드온에게 잔인한 형벌을 당했다(삿 8:5~9, 14~17). 후에 솔로몬 성전에서 쓸 놋그릇들이 이곳 근처에서 주조됐다(왕상 7:46; 대하 4:17).
  숙곳은 오늘날 요르단의 텔 데이르 알라(T. Dier Alla)다. 이곳은 와디 라옙(Wd. Rajeb)과 제르카 강(Zerga, 얍복 강) 사이에 있는 매우 비옥한 지역으로, 바로 시편에서 언급된 숙곳 골짜기다.
  이곳에서는 이스라엘의 정착이 완전히 이뤄진 시기를 포함해 중기 청동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했다는 증거가 발굴을 통해 나타났으며, 주전 6세기까지 번창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곳이 숙곳이라는 것은 팔레스타인 탈무드에 확실히 나타나는데, 숙곳이 당시 타랄라(Taralah)와 동일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곳에 대한 발굴은 1960년 프란켄과 아벨에 의해 이뤄졌다. 이 발굴로 후기 청동기 시대의 서판 조각과 성소가 발굴됐다. 또한 제련소의 흔적도 발견됐다. 그리고 ‘브올의 아들 발람’이라고 새겨진 석회로 발라진 벽도 발견됐다. 이후 1967년에는 소위 ‘발람 문서’(The Balaam Text)가 발견돼 현재 요르단 수도에 있는 암만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입다가 크게 승리한 아로엘
“아로엘에서부터 민닛에 이르기까지 이십 성읍을 치고 또 아벨 그라밈까지 매우 크게 무찌르니 이에 암몬 자손이 이스라엘 자손 앞에 항복하였더라”(삿 11:33)
아로엘의 뜻은 ‘산꼭대기’, ‘노간주나무’ 등이나 확실하지는 않다. 아로엘은 이곳 외에 길르앗 지역의 아로엘(수 13:25)과 남유다의 브엘세바 남동쪽에 있는 아로엘(삼상 30:28; 수 15:22에는 아다다)과 요르단 지역의 아로엘이 있다.
  요르단 지역의 아로엘은 요단 동편의 옛 모압과 암몬의 경계선이 됐던 아르논 강둑 바로 북쪽에 있는 곳으로, 오늘날 키르벳 아라이르(Khirbet Arair)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와디 무집(Wadi Mujib, 성경의 아르논) 북쪽 경사면의 마데바(메드바)와 케락 사이의 교통로에서 동쪽으로 4㎞ 떨어져 있다.
  이곳은 아르논을 관통한(렘 48:19) 왕의 대로를 보호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위치한 요새지였다. 현재 키르벳 아라이르 옆에 있는 구릉지가 고대 아로엘이 있었던 곳으로, 이곳에서는 남쪽으로 왕의 대로가 지나가는 아르논 골짜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로엘은 이스라엘의 정복 후에 르우벤 지파가 거주했다(대상 5:8). 또 출애굽 당시 아모리 족이 암몬 족으로부터 빼앗았으나 모세에 의해 정복당했던 곳이다. 그러다가 사사 시대에 암몬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이곳은 기드온에 의해 정복당한 20개 성읍 중 하나가 됐다. 왕조시대에도 아로엘은 이스라엘이 관할했다. 특히 다윗 때에는 요압에 의해 인구조사가 시작된 지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압 왕 메사의 성공적인 군사 원정의 결과(주전 850년경)로 이곳은 모압 왕국에 병합됐다. 메사 비문에 의하면 메사 왕은 아르논에 대로를 만들고 아로엘을 건설했다. 그 후 이곳은 앗시리아의 확장기 동안 다메섹이 몰락할 때까지 시리아 소유지로 남아 있었다(주전 732년). 이곳은 단체 성지순례 시에는 답사하기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방문할 경우에는 비교적 답사하기 쉬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