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이원희 목사(한국성지미디어 원장)
우슬초로 나를 정결하게 하소서
우슬초는 구약성경에서 9번, 신약성경에서 2번 언급된다.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에서 나올 때 양의 피를 바르기 위해 이 우슬초 묶음을 사용했으며(출 12:22), 지금도 사마리아 사람들은 유월절 행사에서 피를 뿌리는 데 이 가지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모세가 율법대로 모든 계명을 온 백성에게 말한 후에 송아지와 염소의 피 및 물과 붉은 양털과 우슬초를 취하여 그 두루마리와 온 백성에게 뿌리며 이르되 이는 하나님이 너희에게 명하신 언약의 피라 하고”(히 9:19~20)라는 성경 기록에서 보듯이 우슬초는 희생제사에 사용하는 피와도 관련이 있다. 이런 우슬초는 백향목의 웅장한 위엄에 비겨 겸허와 비천을 상징했다(왕상 4:33).
시편 51편 7절에서 다윗은 “우슬초로 나를 정결하게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나의 죄를 씻어 주소서 내가 눈보다 희리이다”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죄가 몸을 썩게 하는 나병처럼 자신의 영혼을 부패하게 하는 무서운 것임을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한 자가 우슬초로 피를 뿌려 깨끗함 받았음을 확인하는 것과 같이 하나님이 자신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정결케 되었다고 인정해 주시기를 간구한 것이다. 그렇다. 죄는 우리의 영혼을 썩게 하는 무서운 나병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다윗의 고백처럼 우슬초로 우리를 정결케 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하자.
아름답고 물이 풍부한 세겜
세겜의 뜻은 ‘(산)등성이’, ‘비탈’ 등이다. 4세기 기독교 역사가 유세비우스 이래 이 성읍의 명칭은 하몰의 아들 세겜(창 33:18~19)에서 유래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근래에는 지명의 뜻에 근거하여 지리적인 위치와 지형에서 왔다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이곳은 그리심 산과 에발 산 사이에 있어 하나의 산등성이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겜은 로마 시대부터 ‘새로운 도시’라는 뜻의 나블러스(Nablus)라고 불리고 있다.
세겜은 예루살렘 북쪽 63㎞ 지점의 중앙 산악 지대에 있는 대표적인 성읍이다. 북쪽에는 저주의 산이라 불리는 에발 산(940m)이 있고, 남쪽으로는 축복의 산이라 불리는 그리심 산(881m)이 있다. 옛날부터 이스라엘의 중간 산간 지방에서 요단강 쪽과 지중해 쪽을 연결하는 길이 세겜을 통과했다. 왜냐하면 이 근방에 우물이 많기 때문이다.
세겜은 중앙 팔레스타인에서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에 처음 들어왔을 때, 이 세겜에 있는 모레의 상수리나무(NIV에는 큰 나무) 밑에서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다(창 12:5~9). 야곱은 밧단 아람에서 돌아올 때 하나님과의 약속을 어기고(창 28:19~22) 벧엘로 직행하는 대신 세겜에 머물렀다가 딸 디나가 세겜 추장에게 강간을 당했으며, 이를 분히 여긴 야곱의 아들들의 피비린내 나는 보복이 벌어졌다(창 34:1~31). 이후 야곱은 세겜 땅을 요셉에게 주었고, 요셉은 애굽에서 죽을 때 그 유골을 고국에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창 50:25~26). 이에 따라 모세가 출애굽할 때 메고 나온 요셉의 유골을 여호수아가 이곳에 묻었는데(수 24:32), 이는 야곱의 우물이 있는 곳에서 북쪽으로 200m 지점에 위치한다.
신약시대에 예수님은 이곳 수가(세겜) 성에 있는 야곱의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 영생수에 대한 말씀을 전하셨다(요 4:1~14). 이곳에 요셉의 무덤으로 전해지는 것이 있었으나 아랍인에 의해 많이 파괴되었다. 야곱의 우물은 지하에 남아 있는데 최근에는 이 우물을 기준으로 기념 교회가 세워졌다. 유적지에는 ‘언약의 석비’라고 불리는 것이 있고, 아직도 당시의 돌로 쌓은 성벽의 일부가 남아 있다.
시편 60편 6절의 “내가 세겜을 나누며”라는 말씀은 하나님이 세겜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분배해 주시겠다는 의미이다. 아름답고 물이 많은 중앙 산악지대, 교통의 중심지인 세겜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하나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세겜과 같이 좋은 것을 주기 원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