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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바울이 겨울을 보낸 니고볼리

과월호 보기 이원희 목사(한국성지미디어 원장)

바울이 겨울을 보낸 니고볼리

“내가 아데마나 두기고를 네게 보내리니 그때에 네가 급히 니고볼리로 내게 오라 내가 거기서 겨울을 지내기로 작정하였노라”(딛 3:12).


바울은 전도 여행 중에 혹은 로마의 감옥에서 풀려난 후 아데마 혹은 두기고를 그레데에 있는 디도에게 보냈다. 그때 바울은 디도로 하여금 겨울을 보내기로 작정한 니고볼리로 오도록 했다(딛 3:12). 이 니고볼리는 그리스 서쪽 해안인 오늘날 니코폴리스(Nicopolis)이며, 지금은 니오호리(Niohori)라는 작은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BC 31년에 있었던 악티움(Actium) 전쟁의 야영지이기도 한 니고볼리는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마크 안토니(Mark Antony)에게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에삐루스의 수도로 건설되었다. 이곳은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창설한 악티움 경기가 열리는 것으로 유명했다. 또한 89년 도미티안 황제에 의해 로마에서 추방당한 에피테투스 철학자가 거주한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1819년 그리스 영토로 회복되었다.
요세푸스(Josephus)에 의하면, 헤롯은 이곳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며 대부분 공공 기관을 이곳에 두었다고 전한다. 발굴 결과, 로마 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기둥과 주거지들이 많이 발굴되었으며, 특히 초기 교회 형태인 바실리카가 두 곳 있는데 그 유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나는 이곳을 찾기 위해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자동차로 7시간이나 걸려 도착할 수 있었다. 로마를 떠난 바울은 이곳에서 겨울을 보내기로 작정하고, 지중해의 한가운데 섬인 그레데섬의 고르티스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디도에게 겨울 전에 외투를 가지고 오도록 두기고를 보냈다. 어렵게 찾은 니고볼리의 교회터인 바실리카의 허물어진 강단에서 당시 바울이 디도를 얼마나 아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바울이 회심 후 사도들을 만나기 위해 찾은 다메섹

“또 나보다 먼저 사도 된 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지 아니하고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노라”(갈 1:17).


다메섹은 역사적으로 아람 왕국의 수도였으며 지금은 시리아의 수도이다. 성경적으로 보면 바울이 부활한 주님을 만난 후 핍박자에서 복음 전도자로 바뀐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성지 중의 한 곳이다. 오늘날에도 바울과 관련된 기념 장소가 많이 있다.
먼저 다메섹 근교에는 바울이 부활한 주님을 만난 곳에 카오캅 교회(일명 바울회심교회)가 세워져 있다. 그리고 다메섹 시내에는 성경에 나오는 직가라는 거리가 시장과 함께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직가 거리 옆에는 눈먼 바울이 아나니아에게 안수를 받고 눈을 뜬 곳에 아나니아기념교회가 세워져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바로 나오면 배반한 바울을 잡기 위해 굳게 지킨 성문이 있다.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성벽을 따라 가면 바울이 광주리를 타고 도망한 곳에 역시 기념 교회가 세워져 있다. 그곳을 약간 벗어나면 바울이 도망하다가 잠시 숨은 장소가 있다.
이토록 다메섹에는 바울과 관계된 장소가 많이 있다. 갈라디아서 1장 17절에 보면 바울이 회심한 이후 처음 찾은 장소도 다메섹이었다. 그는 예루살렘으로 가지 않고 자기보다 먼저 사도된 자들을 만나기 위해 이곳 다메섹으로 왔던 것이다.
다메섹에 여러 차례 가보았지만 그때마다 핍박자에서 복음자 바울로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숨결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우리의 남은 생애 역시 복음 전도자로서 날마다 새로운 삶이 되기를 소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