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이원희 목사(한국성지미디어 원장)
팔레스틴 지역의 물 대기
“나를 위하여 수목을 기르는 살림에 물을 주기 위하여 못들을 팠으며”(전 2:6)
전도서 2장 5~6절에서 전도자는 여러 동산과 과수원을 만들고, 각종 과목을 심었으며, 수목을 기르는 삼림에 물을 주기 위해 못을 팠다고 했다.
팔레스틴을 비롯하여 물이 귀한 근동 지역에서는 관개농업을 통해 농사를 짓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물을 밭에 대는 일은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그리고 과수원이나 삼림에 물을 대는 것 역시 생업을 위해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성서시대에 물을 대는 것은 보통 물레방아와 같은 기구를 이용, 발이나 손을 사용하여 강이나 하수에 있는 물을 퍼올렸고, 퍼올린 물은 수로를 통해 밭으로 옮겨졌다.
또한 물을 긷는 것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였는데, 물은 주로 가죽부대를 이용하거나 두레박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길었다. 물을 긷는 일은 주로 여인이 하는 집안일 중 하나였고(창 24:11), 소년들도 다른 일들과 관련하여 물을 길었다(룻 2:9). 그래서 사막 지역에서의 우물은 공동으로 사용되었으며, 그곳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었다.
물이 넉넉하지 못한 도시에서 물 긷는 자는 나무를 패는 자들처럼 천한 계층의 사람이 하는 일이었다(신 29:11). 그래서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을 속인 기브온 거민들을 죽이는 대신 그들을 물 긷는 자로 삼았다(수 9:21).
성경에서 물을 긷는 것은 상대방의 생각을 알아보는 것(잠 20:5), 그리고 구원의 감격과 기쁨을 누리는 것으로 비유 또는 은유적으로 표현되었다(사 12:3). 특히 예수님은 세겜에 있는 야곱의 우물에서 물을 길러 온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를 통해 우물을 인간의 욕망과 만족, 영생에 대한 은유적 표현으로 말씀하셨다(요 4:13~15).
밭에 씨 뿌리기
“너는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놓지 말라 이것이 잘될는지, 저것이 잘될는지, 혹 둘이 다 잘될는지 알지 못함이니라”(전 11:6)
일반적으로 팔레스틴 지역은 4계절이 뚜렷하지 않고,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비가 내리는 겨울(10~3월)의 우기와, 전혀 비가 내리지 않는 여름(4~9월)의 건기로 구분된다. 그리고 이 두 계절 사이에 약간의 봄과 가을이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짧은 기간에 불과하다. 그리고 우기의 초기에는 이른 비가 내리고, 추수 전에는 많은 양의 늦은 비가 내린다.
이런 기후로 인해 우리나라와는 달리 팔레스틴 지역에서는 이른 비가 내리는 때에 씨를 뿌려 이듬해 늦은 비가 그친 후 4~5월에 밀과 보리를 수확한다. 성경에서 곡식 거두는 시기는 바로 이때를 가리킨다.
전도서 11장 6절에서는 씨를 뿌리는 자에게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놓지 말라고 교훈하고 있다. 이는 미래의 일을 알지 못하는 인간이, 즉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 무지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취해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교훈하는 것이다. 전도자는 이를 농부가 씨를 뿌리는 자세에 대한 비유로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삶의 태도 역시 말씀에 근거하여 변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씨를 뿌리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미래를 하나님께 맡기고, 그저 최선을 다해 선한 씨를 뿌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삶 속에 참 열매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