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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7월

나오미의 고향 베들레헴

과월호 보기 이원희 목사(한국성지미디어 원장)

나오미의 고향 베들레헴
“나오미가 모압 지방에서 그의 며느리 모압 여인 룻과 함께 돌아왔는데 그들이 보리 추수 시작할 때에 베들레헴에 이르렀더라”(룻 1:22)

룻기는 사사시대에 살았던 룻이라는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사사시대에 가나안 땅에 큰 흉년이 들자 베들레헴에 사는 엘리멜렉과 그 아내 나오미는 두 아들과 함께 고향인 베들레헴을 떠나 요단 강 동쪽에 있는 이국땅인 모압 땅으로 이주해 갔다. 그들은 그곳에 사는 동안 그곳 지역에 있는 여자들을 두 아들의 며느리로 보았으나 불행하게도 두 아들인 말론과 기론은 죽고 말았다. 그리고 엘리멜렉도 죽고, 결국 나오미는 졸지에 홀로 살아야 하는 비참한 처지가 되었다.
나오미가 살았던 곳은 오늘날 요르단의 아르논 강 남쪽 근교에 있다. 성경에 나오는 왕의 대로를 따라 남쪽 아카바에서 북상하다 보면 아르논 골짜기를 만나게 되는데, 그 근처에 나오미가 살았다는 들판이 왼쪽으로 펼쳐져 있다. 나는 이곳을 지나갈 때면 나오미라는 한 여인의 기구한 운명을 생각하며, 결국 그를 통해 이루신 하나님의 구속의 섭리를 묵상하곤 한다.
그녀는 룻이라는 며느리와 함께 고향인 베들레헴으로 다시 돌아와 살게 된다. 그러면서 그녀는 룻으로 하여금 보아스와 재혼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룻은 보아스의 밭에서 보리 이삭을 주우며 시모인 나오미를 봉양하다가 보아스를 만나 재혼을 했다. 그리고 룻은 보아스를 통해 오벳을 낳았고 오벳은 이새를 낳았으며 이새는 다윗을 낳았으니, 이방 여인인 그녀가 다윗의 후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된 것이다. 이런 구속의 역사가 담겨 있는 베들레헴에는 예수께서 탄생한 교회가 있고, 목자들의 들판 교회와 룻이 보리 이삭을 주웠던 보아스의 들판 지역이 있다.
오늘날 베들레헴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로 이스라엘 국내정세에 따라 방문하는 데 제약을 받기도 하지만, 베들레헴을 방문할 때마다 이방 여인을 통해 이루신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와, 예수님을 통해 인류 구원을 이루신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을 바라보게 된다.


바울의 2차 전도여행지 빌립보
“그리스도 예수의 종 바울과 디모데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빌립보에 사는 모든 성도와 또한 감독들과 집사들에게 편지하노니”(빌 1:1)

빌립보는 에게 해에서 16km 내륙으로 들어가 산으로 둘러싸인 평지에 있는데, 남쪽으로는 심볼론 해변 지역, 북쪽으로는 발칸 고대의 지방, 서쪽으로 판가이온, 그리고 동쪽으로는 오르벨로스와 접해 있다. 마게도냐 지방의 첫 성이라고 소개되는 이곳은 서쪽으로는 스트림몬 강, 동쪽으로는 데스토스 강을 경계로 하며, 마게도냐 동쪽에 소재한다. 빌립보의 옛 명칭인 ‘크레니티’를 마게도냐 왕 필립 2세(재위 B.C 359~336년)가 이 지역을 크게 확장하면서 자기 이름을 따서 빌립보라고 바꾸었다.
이곳에서 발굴된 라틴어 비문에 이곳 빌립보에서 자색옷감 무역이 있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는 자색옷감 장수 루디아가 빌립보에 살았고, 바울의 전도로 제일 먼저 신앙을 가져 빌립보교회의 초석이 된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행 16:11~15). 빌립보 교인들은 바울에게 받은 신앙의 유산을 잘 간직하여 바울이 마게도냐를 떠날 때와 데살로니가에 있을 때에 여러 번 도왔고(빌 4:15~16), 로마 옥중에 있을 때에도 에바브로디도 편에 위문품을 보냈다(빌 4:18). 이에 바울은 빌립보서를 써서 그들을 위로했다.
오늘날 빌립보는 유적의 규모가 엄청나게 크며, 아직 발굴되지 않은 지역 역시 매우 넓다. 이곳 빌립보 유적지 경내에는 바울이 걸었을, 로마 때 돌로 포장된 길인 에그나티아가 일부 남아 있다. 나는 성지순례를 인도할 때마다 이 길을 걷게 하면서 복음을 전했던 바울의 심정을 생각하며 기도하도록 인도한다.
바울에 의해 복음이 전파된 이곳 빌립보에 있는 바울 이후의 초대 교회 형태인 바실리카의 규모 역시 다른 지역의 교회들보다 엄청나게 컸으며, 바실리카 A와 B 두 곳이나 있다. 특히 건축이 중단된 바실리카 B에 남아 있는 교회 기둥의 웅장함은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게 한다. 그러나 그렇게 복음이 왕성했던 이곳 빌립보가 지금은 회교 국가인 터키의 한 유적지로만 남아 있다. 바울이 전한 복음으로 기독교가 크게 부흥했던 역사가 다시 한 번 이곳에 이루어지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