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13년 05월

아버지를 반역한 압살롬/다윗의 인구 조사와 타작마당

과월호 보기 이원희 목사(한국성지미디어 원장)


아버지를 반역한 압살롬

“압살롬과 이스라엘 장로들이 다 그 말을 옳게 여기더라”(삼하 17:4)

압살롬(Absalom)은 다윗이 아람의 그술 왕 달매의 딸인 마아가를 통해 헤브론에서 낳은 아들이다(삼하 3:3). 그는 자신의 여동생 다말이 이복형 암논의 집에서 강간을 당하고 쫓겨나자 다말을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하며 복수의 기회를 엿본다. 그는 2년 후에 암논을 잔치에 초청해 살해한 후, 그술에 있는 외조부 집에서 3년을 머물러 있었다(삼하 13장).
후에 그는 요압의 노력으로 다시 돌아왔으나 아버지의 냉대와 무관심으로 야심을 품게 되고, 결국 헤브론에서 반란을 꾸며 부왕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다. 그러나 다윗 왕을 잡는 데 실패하고, 얼마 되지 않아 마하나임에서 다윗의 요압 장군에게 살해된다. 그에게는 아들 셋과 다말이라는 딸이 있었다(삼하 14:27).
오늘날 예루살렘 기드론 골짜기에는 ‘압살롬의 기념비’(Absalom’s Monument, 삼하 18:18)가 있다. 이 구조물은 성경에 기록된 기념비보다 700년 후인 제2 성전 시대에 세워진 것으로서, 암반을 네모지게 깎아 그 위에 높이 15m, 하부는 4각, 상부는 원통형 동체에 뾰족한 지붕이 덮여 있다. 이집트의 왕관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아라비아 사람들은 ‘바로의 모자’라고 부른다.
유대인들은 정치적인 야망을 품고 부왕 다윗에게 반역해 전투를 벌였다가 젊은 나이로 죽은 압살롬의 불효를 기억해 이곳을 지날 때마다 이 비석을 향해 돌멩이를 집어던지는 습관이 있었다. 압살롬의 기념비 앞에서, 천하의 불효자식을 위해 그의 죽음에 오히려 통곡하는 애달픈 아버지 다윗 왕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가정의 달 5월, 반면교사로 삼기에도 무척이나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윗의 인구 조사와 타작마당

“이날에 갓이 다윗에게 이르러 그에게 아뢰되 올라가서 여부스 사람 아라우나의 타작 마당에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으소서 하매”(삼하 24:18)

다윗은 이스라엘 역사에 있어 가장 훌륭한 왕이다. 오늘날에도 유대인은 자신들의 조상 중 가장 위대한 왕으로 다윗을 꼽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스라엘 국기 가운데에는 다윗의 별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그런 훌륭한 다윗도 두 가지의 큰 죄를 저질렀다. 하나는 자신의 충신인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범하고 그 남편을 죽게 한 일이고, 다른 하나는 본문에 나오는 내용과 같이 자신의 힘을 알기 위해 인구 조사를 한 것이다.
인구 조사는 하나님이 명령하셔서 한 적도 있으나 다윗의 경우에는 자신의 군사력이 얼마인지 스스로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즉, 다윗이 이제까지 하나님의 함께하심으로 싸울 때마다 승리한 것을 잊은 것을 의미한다. 결국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징계를 받게 되었다. 백성 7만 명이 하나님이 내린 전염병으로 죽은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
하나님은 그런 다윗에게 갓 선지자를 통해 아라우나 타작마당에 제단을 쌓도록 하셨다. 당시 타작마당은 곡식을 타작하기 위해 만든 뜰로 보통 직경이 7~12m 정도이며, 대개 곡식밭 중 바람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가장 높은 곳에 원형으로 만들곤 했다. 밖으로 곡식이 나가지 못하도록 테두리에 돌로 경계를 쌓았으며, 안쪽은 돌멩이들을 치워 평평하게 한 다음 물을 뿌려 땅을 다지고 단단하게 했다.
성경에는 타작마당이 종종 등장한다. 요셉이 타작마당에 장막을 쳤고(창 50:10), 솔로몬은 성전을 건축했다(대하 3:1). 룻은 보아스의 타작마당을 찾아갔으며(룻 3:3), 예언자들은 타작마당의 용어를 ‘심판’에 대한 비유적인 의미로 사용했다(미 4:12). 본문에서는 다윗이 아라우나 타작마당에 제단을 쌓고 기도하자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이스라엘에 내린 재앙을 그치게 하셨다.
이처럼 성경에서 타작마당은 심판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회복의 장소로 상징되기도 한다. 다윗과 같은 위대한 사람도 실수하고 죄를 지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죄를 자복하고 참회할 때 미쁘신 하나님께서 회복의 은혜를 베푸신다는 사실, 이러한 교훈을 이스라엘의 타작마당에서 다시금 수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