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이원희 목사(한국성지미디어 원장)
바울의 숨결이 느껴지는 다메섹
“사울이 땅에서 일어나 눈은 떴으나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사람의 손에 끌려 다메섹으로 들어가서 사흘 동안 보지 못하고 먹지도 마시지도 아니하니라”(행 9:8~9)
다메섹에는 바울(사울)과 관련된 성지가 많이 있다. 지금은 시리아 사태로 인해 방문하기가 어렵지만 하루속히 이곳에도 평화가 찾아와서 주님을 만나고, 오직 복음만을 위해 평생을 바친 바울의 숨결을 다시 한 번 느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바울과 관련된 다메섹의 성지를 사진과 성경 말씀 중심으로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사울이… 위협과 살기가 등등하여 대제사장에게 가서 다메섹 여러 회당에 가져갈 공문을 청하니 이는 만일 그 도를 따르는 사람을 만나면 남녀를 막론하고 결박하여 예루살렘으로 잡아오려 함이라 사울이 길을 가다가 다메섹에 가까이 이르더니 홀연히 하늘로부터 빛이 그를 둘러 비추는지라 땅에 엎드러져 들으매 소리가 있어 이르시되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 하시거늘 대답하되 주여 누구시니이까 이르시되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 너는 일어나 시내로 들어가라 네가 행할 것을 네게 이를 자가 있느니라 하시니”(행 9:1~6).
“그때에 다메섹에 아나니아라 하는 제자가 있더니 주께서 환상 중에 불러 이르시되 아나니아야 하시거늘 대답하되 주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니 주께서 이르시되 일어나 직가라 하는 거리로 가서 유다의 집에서 다소 사람 사울이라 하는 사람을 찾으라 그가 기도하는 중이니라”(행 9:10~11).
“여러 날이 지나매 유대인들이 사울 죽이기를 공모하더니 그 계교가 사울에게 알려지니라 그들이 그를 죽이려고 밤낮으로 성문까지 지키거늘 그의 제자들이 밤에 사울을 광주리에 담아 성벽에서 달아 내리니라”(행 9:23~25).
베드로가 환상을 본 욥바
“베드로가 본 바 환상이 무슨 뜻인지 속으로 의아해하더니 마침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시몬의 집을 찾아 문 밖에 서서 불러 묻되 베드로라 하는 시몬이 여기 유숙하느냐 하거늘”(행 10:17~18)
‘아름답다’라는 뜻을 가진 야페(Yafe)에서 유래한 욥바는 예루살렘 서북쪽 65㎞쯤, 지중해안의 가이사랴 남쪽에 있는 해안 항구 도시다. 욥바에는 지중해 쪽으로 튀어나온 해발 43m 가량의 갑(岬)이 있어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특히 북쪽으로 88㎞나 떨어져 있는 하이파를 제외하고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지리적으로 항구가 될 만한 곳이 없었기에 욥바 항구는 성경 시대부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욥바는 본래 구약시대에 단 지파가 살던 곳이다. 지금은 항구로서의 기능을 많이 상실했지만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할 때 레바논 산에서 채벌한 백향목을 두로와 시돈 두 항구에서 뗏목을 지어 지중해로 띄워 보내 욥바 항구로 상륙해 예루살렘으로 반입했다(대하 2:1~16). 또한 선지자 요나가 니느웨에 가서 심판의 말씀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해 다시스로 도망하기 위해 배를 탔던 곳이기도 하다(욘 1:3).
신약시대에 이곳은 베드로가 선행과 구제하는 일을 많이 하다가 죽은 독실한 여성도 다비다를 살린 곳이다(행 9:36~42). 또한 욥바 해변에 사는 가죽으로 상품을 만드는 사람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머물러 있다가(행 9:43), 기도 시간에 환상을 본 후 가이사랴에 가서 고넬료에게 복음을 전해 이방인을 향한 선교의 문이 크게 열린 계기가 된 곳이기도 하다(행 10:17~48). 이곳에는 다비다의 무덤으로 전해 오는 무덤이 있다.
오늘날에는 이스라엘의 행정도시인 텔아비브와 접해 있는 욥바를 방문할 때마다 빠짐없이 들르는 곳이 무두장이 시몬의 집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언제나 문이 닫혀 있어 밖에서만 성경의 사건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드로의 환상을 통해 이방인에게도 전도의 문을 열도록 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게 해주는 의미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