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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바울과 실라가 감옥에 갇힌 빌립보 / 바울이 부활을 전한 아덴의 장소들

과월호 보기 이원희 목사(한국성지미디어 원장)

바울과 실라가 감옥에 갇힌 빌립보


“무리가 일제히 일어나 고발하니 상관들이 옷을 찢어 벗기고 매로 치라 하여 많이 친 후에 옥에 가두고 간수에게 명하여 든든히 지키라 하니 그가 이러한 명령을 받아 그들을 깊은 옥에 가두고 그 발을 차꼬에 든든히 채웠더니 한밤중에 바울과 실라가 기도하고 하나님을 찬송하매 죄수들이 듣더라”(행 16:22~25)

 

성경에서 마케도니아 지방의 첫 성이라고 소개되는 빌립보는 에게 해에서 16km 내륙으로 들어가 산으로 둘러싸인 평지에 있다. 이곳은 서쪽으로는 스트림몬 강과 동쪽으로는 데스토스 강을 경계로 하고, 마케도니아 동쪽에 소재한다. 이곳의 명칭은 원래 ‘크레니데스’(Krenides)였는데 마케도니아 왕 필립 2세(재위 BC 359~336)가 이 지역을 크게 확장하고 수도로 정한 뒤, 자신의 이름을 따서 빌립보라고 바꿨다.
이곳은 바울이 전도여행 중 방문한 장소다. 바울이 기도하러 가는 길에 귀신 들려 점치는 여종을 고쳐 줬는데, 오히려 그 주인들에게 고발을 당해 감옥에 갇힌 곳이다. 그러나 감옥에서 찬송과 기도하는 가운데 옥문이 열리게 되고, 이를 보고 자결하려는 간수에게 복음을 전해 간수가 믿게 되는 역사가 일어난다(행 16:12~34).
이곳에서 발굴된 라틴어 비문을 보면 빌립보에서 자색 옷감 무역이 행해졌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는 바울의 전도를 받고 제일 먼저 예수를 믿어 빌립보교회의 초석이 된 루디아가 자색 옷감 장사였다는 성경 기록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다(행 16:11~15).
빌립보 교인들은 바울에게 받은 신앙의 유산을 잘 간직해 바울이 마케도니아를 떠날 때와 데살로니가에 있을 때에 여러 번 도왔고(빌 4:15~16), 로마 감옥에 갇혔을 때에도 에바브로디도 편에 위문품을 보냈다(빌 4:18). 이에 바울은 빌립보서를 써서 그들을 위로했다.
오늘날 빌립보 유적지에는 바울이 갇혔었다는 토굴 형태의 감옥이 남아 있다.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찬송가 383장(새 336장) ‘환난과 핍박 중에도’를 부르며 바울이 품었던 복음의 열정을 내 가슴속에도 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바울이 부활을 전한 아덴의 장소들


“바울이 아덴에서 그들을 기다리다가 그 성에 우상이 가득한 것을 보고 마음에 격분하여 회당에서는 유대인과 경건한 사람들과 또 장터에서는 날마다 만나는 사람들과 변론하니”(행 17:16~17)

 

아덴(아테네)은 아티카 반도 중앙의 살로니카 만(Gulf of Salonica) 연안에 위치한다. 옛 헬라(그리스)의 수도요, 서양 문명의 모태지인 고도(古都) 아덴의 수호신은 아테나 여신으로 지혜와 기술과 방위의 임무를 맡는다.
바울은 아덴에 도착해 이 도시가 우상으로 가득 찬 것을 보고 회당과 저자(아고라, 시장터) 등에서 유대인과 경건한 자들과 더불어 변론한다(행 17:16~17). 철학자들은 예수와 부활을 전하는 바울을 붙들고 아레오바고(Areopagos)로 가며 논쟁을 벌인다.
이곳은 아덴 시 아크로폴리스와 포닉스 사이에 약간 북쪽으로 소재한 113m 정도의 언덕 바위인데 ‘화성(火星)의 신’이라고 불리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아레스의 언덕’ 또는 ‘마르스의 언덕’이라고도 부르는 이곳의 아레오바고라는 명칭이 ‘이라이 신’, 즉 ‘저주의 신’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후에 기독교가 아덴에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 기독교 포교 이후 이곳에 세워진 파르테논 신전은 교회로 바뀌었고, 아테나 여신의 신전은 성모 마리아를 위한 교회로 바뀌었다.
성경에도 우상이 가득한 곳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행 17:16) 아덴 광장에 서 있던 공중 우상만 300개가 넘었으며 기타 신상을 모두 합하면 3만 개를 헤아렸다고 한다. 당시의 우상 제사터는 사제들의 매음 소굴이었다. 아덴의 미술은 우상 제조에 있었고, 온갖 그림과 조각들은 음탕한 소재로 된 것이었다. 아덴은 또 철학과 문학과 예술의 중심지였지만, 그 철학은 공리공론의 궤변들이었다.
이런 아덴에서 바울은 자신의 변론 능력과 능통한 헬라어로 복음을 전했는데, 그때 복음을 받아들인 아레오바고 관원 디오누시오를 기념해 세워진 교회도 있다. 바울이 부활을 전한 아레오바고 언덕을 오를 때마다 복음을 통한 구원의 역사는 오직 하나님의 능력에 의해 이뤄지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