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이문범 교수(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강이 에덴에서 흘러나와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부터 갈라져 네 근원이 되었으니 첫째의 이름은 비손이라 금이 있는 하윌라 온 땅을 둘렀으며…둘째 강의 이름은 기혼이라 구스 온 땅을 둘렀고 셋째 강의 이름은 힛데겔이라 앗수르 동쪽으로 흘렀으며 넷째 강은 유브라데더라”(창 2:10~14)
예루살렘, 에덴동산 유력 후보지
창세기 2장을 보면 에덴동산에서 비손, 기혼, 힛데겔, 유브라데 강이 시작된다. 그 강들이 흐르는 지역을 추적하면 힛데겔은 티그리스 강이며, 기혼 강은 나일 강 상류인 백나일이고, 비손은 나일 강 상류 청나일이라고 할 수 있다. 유브라데와 힛데겔의 근원지는 아시아의 아라랏 산 부근이며, 네 개의 근원지를 합치면 에덴동산의 위치가 나온다.
노아의 홍수 때 심각한 지형 변화가 일어났음을 고려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있는 근원지를 한곳에 끌어당기면 예루살렘 부근이 에덴동산이 있었던 위치가 된다. 하버드대학교 로렌스. E. 스태거 교수는 예루살렘의 유일한 샘의 이름이 ‘기혼’이라는 점과 중동에서 이런 이름을 가진 곳은 이곳뿐임을 지적하면서 고고학적으로 예루살렘이 에덴동산의 유력한 후보지임을 증명했다.
기혼 샘, 여호와께서 준비하시다
기혼 강의 근원지라 할 수 있는 기혼 샘 앞에 서면 서쪽 위로는 아브라함이 십일조를 드린 살렘 성이요, 후에 다윗이 정복한 예루살렘 성이 있다. 예루살렘 성에서 왼쪽 좀 더 높은 곳에는 모리아 산이 있고, 이곳에 솔로몬 성전이 위치한다.
예루살렘의 유일한 샘인 기혼은 아직도 물이 콸콸 용솟음친다. 이 물은 밖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히스기야 왕이 파놓은 터널로 흘러간다. 533m 길이의 터널을 흐르던 물은 히스기야가 쌓은 성 안쪽으로 흘러들어 큰 연못을 만드는데, 이곳이 바로 실로암이다.
기혼 샘이 있는 곳은 왕의 골짜기, 사웨 골짜기라고 불렀던 기드론 골짜기다. 이곳에서 아브라함은 살렘 왕 멜기세덱을 만난다. 그들은 예루살렘에서 가장 높은 모리아 산으로 가서 예배했을 것이다.
얼마 후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모리아 산에서 이삭을 바치라고 명령하셨다. 그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해 그곳에서 이삭을 드리려고 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확인하신 후 양으로 이삭을 대신하게 하셨다. 그리고 아브라함은 그곳 이름을 ‘여호와께서 준비하리라’는 뜻으로 ‘여호와 이레’라고 불렀다.
그 후 하나님께서는 다윗이 모리아 산 위의 아라우나 타작마당에서 예배할 때 불을 내려 응답하셨고, 다윗은 아들 솔로몬에게 이곳을 성전 자리로 삼고 성전을 짓도록 부탁했다.
성전에서 나온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기혼 샘에 서면 바로 예루살렘 성벽과 성전이 있던 모리아 산이 가깝게 보인다. 예수님께서는 초막절에 이곳에 오셔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 이는 그를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요 7:37~39).
예수님께서는 보고 계셨다. 그가 죽으시고 부활하시면서 복음을 완성하신 후 승천하셔서 내려 주실 성령이 예루살렘에서 땅끝까지 전해지는 모습을. 그 모습은 에스겔이 본 생수의 환상과 같다.
예수님께서 보셨던 눈으로 나도 사방을 돌아본다. 성전에서 나온 물이 점점 차올라 나를 광야로 이끈다. 광야 같은 세상은 그 물로 꽃동산이 되고, 사시사철 열매 맺는 나무로 채워진다. 마지막 종착역은 죽음의 바다인 사해이며, 사해는 성령의 생수로 물고기가 살아 움직이는 바다로 변화된다.
성전에서 나온 물이 주변을 변화시키고,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할 그날을 생각하니 그분께서 내 마음에 주시는 찬양이 있다. “물이 바다 덮음같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온 세상 가득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