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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회개 없는 제사는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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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열며
자신을 잘 돌아보아야 남도 알 수 있고 공동체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종종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속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말씀의 거울 앞에 정직하게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면 그동안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큰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심리학에서는 직면하기, 가면 벗기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소위 종교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참된 회개, 통회, 자복, 청지기의 삶과 같은 개념이 매우 피상적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종교적 스타일리스트들에게는 내면의 은밀한 부분이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동체에서 편리하고 익숙한 삶을 영위하려고 ‘만들어진 나’에게 집중하다 보면 내면의 깊은 실체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회개와 순종은 매우 익숙한 개념이었습니다. 화석화된 종교적 삶의 형태를 지향하는 그들에게 참된 회개는 무엇이며 그 회개의 결과는 무엇이 되어야 할지를 호세아 선지자는 확실하게 가르칩니다.

 

 

말씀의 씨를 뿌리며
1. 회개와 회복에 대해 언급하는 앞 절(1~3절)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분위기로, 갑자기 이스라엘의 죄악상을 언급합니다(4절). 이것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1. 가이드
- 1~3절은 1차적으로 포로기 이후에 이스라엘 백성이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리고 2차적으로는 종국적인 심판에서 이 땅의 모든 하나님 백성이 회개하며 하나님께 나아와 회복될 것을 보여 준다.
- 에브라임은 이스라엘을 가리킨다. 인애가 아침 안개와 같이 사라진다는 것은 이스라엘이 그 입으로는 하나님 경외와 사랑을 외치지만 행동으로는 열매 없는 가식의 죄를 범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즉, 거짓된 믿음과 말뿐인 회개는 결코 선한 결과를 낳지 못함을 보여 준다.

 

 

2. 회개치 않는 이스라엘에 대해 하나님이 어떤 심판을 예고하십니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5~6절)

 

2. 가이드

- 하나님의 심판이 빛처럼 나온다는 것은 심판을 통해 모든 어둠을 물러가게 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가면 뒤에 가려져 있는 가증스러운 죄악과 은밀한 것을 모두 밝히 드러낸다는 뜻이기도 하다. 입으로만 회개하고 그 속에 진실이 없는 제사를 하나님은 받아 주지 않으시며, 그러한 사람들은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수치를 당하게 될 것이다.
- 제사의 진정한 목적은 형벌을 무마시키고 제물의 목숨을 취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생명을 지불해야 할 정도로 죄의 대가가 크다는 사실과 그만큼 끔찍하게 죄를 미워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회개를 통해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동참하며, 우리와 교제하시려는 하나님을 더욱 알아 가는 데 있다. 제사를 통해 하나님을 더욱 경외하게 함이 제사의 참 목적인 것이다.

 

 

3. 하나님과의 언약을 깨고 있는 당사자들은 누구입니까?(7~11절) 이 언약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뜻할까요?(참고 출 19:5~6, 수 24:16~27)

 

3. 가이드
- 북 이스라엘 백성뿐만 아니라 남 유다에 이르는 모든 이스라엘 족속과 자손을 다 지칭하는 말이다. 일반 백성부터 제사장, 왕에 이르기까지 그들 안에 다 포함된다.
- 7절에 “아담”이라는 단어는 원문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으로 해석되지만, 아담 이후로 인간과 맺어 왔던 하나님의 다양한 언약을 유추하게 한다. 아담, 노아, 아브라함, 다윗의 경우를 통해 호세아는 믿음의 조상들과 하나님이 언약한 내용을 알고 있었다. 언약의 내용은 각 시대에 따라 달랐지만,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의 하나님이 되시고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소유가 되는 것으로 축약할 수 있겠다.

 

 

4. 제사장들이 매복했다가 살인을 저지르는 일(9절)과 이스라엘 집에서 가증한 일을 행한 것을 보면서(10절) 이스라엘의 영적 기상도를 그려 봅시다.

 

4. 가이드
- 당시에 제사장들이 살인을 저지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으므로, 이것이 실제 있었던 사건을 말하는지 아니면 상징적인 표현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이스라엘로 하여금 가증한 일(우상 숭배의 죄)에 완전히 물들게 하며 무고한 피를 흘리는 일에 관여하는 등 제사장들의 죄악과 온 백성 가운데 숨겨져 있는 죄악이 하나님의 심판 앞에 명백히 드러나게 됨을 알 수 있다.

 

 

5. 행동하지 않는 믿음, 사랑 없는 헌신과 봉사의 폐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나누어 봅시다.

 

 

6. 참된 통회와 자복 없는 형식적인 회개나 종교 행위로 하나님과 사람들을 속이려 한 적은 없었는지 돌아보며,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고백해 봅시다.

 


삶의 열매를 거두며
체면은 있어도 없는 척, 없어도 있는 척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체면을 차리는 태도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사용하려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중심을 보시며, 모든 것을 드러내실 전능의 하나님께 숨기려고 하는 우리의 습성은 회개의 국면에서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들킨 것만큼만 드러내겠다는 좁디좁은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은 꿰뚫어 보십니다. 하나님은 겉으로만 말쑥한 성도들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을 하나님과 공동체 앞에 진실하게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자유인이요 행복한 사람입니다. 실체가 없는, 삶이 없는 종교적 허상이 우리를 무너뜨리기 전에, 중심을 드러내시는 하나님의 존전에 진실하게 서야 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