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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제자들이 잃어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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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열며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을 보고 있노라면 예수님은 왕성하게 활동하시면서도 지치지 않고, 고뇌하지 않으시며, 언제라도 능력을 행하실 수 있는 분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도 고뇌하십니다. 때로는 피곤을 느끼며 고통의 현장에서는 아파하십니다. 겟세마네 동산에 오르신 예수님은 가장 연약한 모습을 나타내십니다. 오히려 십자가 위에서 보여 주신 모습은 당당하게 보입니다.
가장 약해진 모습으로 ‘죽게 된’ 예수님은 오직 사랑하는 제자들을 향해서 그 시간에 함께 깨어 있어 그 고난에 동참해 줄 것을 부탁하십니다. 그러나 그의 제자들은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했습니다. 깨어 있지 못했고, 그 결과 그들은 가장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오늘날의 제자들이라면 그 기회가 주어졌을 때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말씀의 씨를 뿌리며

1.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기름 짜는 곳’이란 뜻을 가진 겟세마네에서 예수님은 무엇을 하셨으며, 제자들에게는 어떤 것을 요청하셨습니까?(34~35절)
-> 예수님은 “땅에 엎드리어 될 수 있는 대로 이때가 자기에게서 지나가기를 구하”셨고, 제자들에게는 “여기 머물러 깨어 있으라”고 요청하셨다.

 

2. 예수님은 세 번에 걸쳐 몸 안의 진액을 짜내는 것 같은 기도를 하나님께 드립니다. 이에 반해 제자들은 어떤 모습으로 그 밤을 보냈습니까? 제자들의 모습을 보신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셨겠습니까?(33~34, 37, 40절)
  * 참고, ‘심히’라는 강조어를 주목해서 살펴보십시오.
-> 예수님은 십자가의 사역을 앞두고 심히 놀라시며 슬퍼하셨고, 제자들에게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깨어 있으라” 하고 당부하셨다. 십자가의 대속사역은 예수님도 피하고 싶었던 막중하고 어려운 사역임을 보여 준다. 그런데 제자들은 ‘심히’ 피곤해 깨어 있을 수가 없어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지 못했다. 예수님은 그 모습에 실망하셨을 것이다. 37절에서 베드로에게 “시몬아 자느냐 네가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라고 실망감을 표현하신다. ‘시몬’은 예수님께서 친근하게 부르시는 이름이다. 실망감의 표현이 더욱 개인적이고 깊은 것임을 알 수 있다.

 

3. 예수님께서 고통의 기도를 드리실 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깨어 있을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38절)
-> 제자들이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할 수 없었던 이유는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기 때문이었다. 예수님은 그들이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를 ‘시험에 들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신다. 시험에 들지 않으려면 깨어 있어야 하고, 깨어 있으려면 기도해야 한다. 깨어 있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마음은 있으나 몸의 약함, 즉 기도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았고, 결국 잠과 게으름,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지 못하는 나태함의 늪에 빠지게 됐다.
 
4. 예수님은 세 번의 기도를 마치시고 십자가를 질 준비를 갖추셨습니다. ‘그만 되었다’는 말은 ‘지불되었다’라는 의미로도 번역이 됩니다. 제자들에게는 “이제는 자고 쉬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역에도 기회가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피로를 이기지 못해 잠을 선택함으로써 제자들이 놓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준비되지 않은 제자들은 어떻게 행동했습니까?(41~42절, 참조 50절)
-> 제자들이 육신의 피로 해소라는 욕구를 채우는 동안 놓쳐버린 가장 아쉬운 기회는 예수님께서 큰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예수님의 사역에 동참할 영광을 잃었다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잘못 판단했다. 사역에는 기회가 있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제자들은 그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예수님은 35절에서 ‘이때가 자기에게서 지나가기를’이라고 기도하셨고, 41절에서는 “때가 왔도다”라며 하나님의 타이밍에 대해서 민감한 감각을 가지셨다. 반대로 제자들은 둔했다. 그들이 놓쳐버린 또 다른 기회는 기도로 준비하지 못한 제자들이 예수님이 붙잡히실 때, 우왕좌왕하며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하는 반응을 보여 준 것이다. 제자들은 위기의 때를 기도로 준비할 기회를 놓쳤다.

 

5. 어떤 일에 몰두하다가 해야 할 일을 놓쳐버린 경험이 있습니까? 그때의 느낌은 어땠습니까?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6. 사역에도 때가 있습니다. 기도로 준비할 때 누군가를 가장 적절하게 돕고, 고난의 시기가 찾아와도 넉넉하게 맞이할 수 있는 영적 근력이 생깁니다. 요즘 그 기회를 잘 붙잡고 있습니까? 육신의 연약함이 문제라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삶의 열매를 거두며

예수님이 십자가의 사역을 앞두고 진액을 짜내는 기도를 드리는 동안 제자들은 자기 육신의 욕구를 따라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 잠은 값비싼 잠이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고난을 짊어질 영광스런 기회와 예수님께서 붙잡혀 가시는 고난의 순간을 위해 기도로 준비할 기회와 맞바꿔 버린 잠이었기 때문입니다. 부르심에 응답하지 않으면 또 다시 그런 영광스런 사역이 주어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여러분이 사역에 대한 요청을 받고 있다면 그 부르심에 응답하십시오. 또 누군가로부터 기도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 무릎 꿇어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여러분의 선택은 엄청나게 다른 삶의 열매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