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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열며
‘함몰웅덩이 증후군’이란 말은 고든 맥도날드가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이라는 책에 인용해 유명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포장된 도로나 콘크리트 바닥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려서 십 수 미터의 큰 웅덩이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에 전혀 문제가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그런 현상이 생길 때 사람들은 의아해합니다.
하지만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단단해 보이던 표면 아래에서는 급락의 현상들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표면을 받쳐 주던 기본 토대의 지하층이 쓸려 내려가고 있었던 것이죠. 눈으로 보이는 표면이 아무리 잘 포장되어 있더라도 그것을 떠받쳐 주는 내면의 층들이 부실하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단적인 예입니다.
이 무너짐은 매우 급하고 치명적이어서 많은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습니다. 이런 함몰 현상을 사람의 내면세계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내면이 부실하고 겉치장만 요란한 사람들을 예수님이 극단적인 표현을 써 가며 책망하시는 것을 보면서 겉만 잘 포장되고 내면에 큰 구멍이 나 있는 삶이 얼마나 황망한 것이지 알게 됩니다. 오늘 본문은 그 현상에 대해 경고하고 있습니다.
말씀의 씨를 뿌리며
1. 예수님이 지금 대화하시는 대상은 어떤 사람들입니까?(1절) 왜 예수님이 대화의 대상을 바꾸셨을까요?(22:15~46 참고)
2. 예수님이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모세의 자리”에 앉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2절)
3. 예수님이 지적하신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의 잘못을 열거해 봅시다.(3~4, 5~7절) 이러한 행동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습니까?
4.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큰 자”란 어떤 사람입니까?(11~12절) 진정한 권위는 어디에서부터 출발합니까?(8~10절)
5. 예수님은 잘못된 지도자들을 꾸짖으시지만 그 역할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으십니다(2~3절). 리더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각자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6. 종으로 오신 예수님의 말씀을 살펴보며(20:28), 그분의 제자요 세상의 리더로서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지 나누고 결단하는 시간을 가집시다.
삶의 열매를 거두며
2,000년 전 이스라엘에 바리새인들로 분류된 사람들의 인원수를 5,000명 정도로 보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민족주의적이고, 애국자가 많아서 대부분의 이스라엘 백성에게 존경을 받았습니다. 사두개인들이나 임명직 제사장들이 로마 제국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자신들의 세도를 누릴 동안, 바리새인들은 백성들 편에서 존경받는 종교 지도자들의 위치에 서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겉과 속이 일치하지 않고, 관성화된 이들의 삶의 모습을 강력한 어조로 비판하십니다. 종교적 우월감으로 가르침 받는 사람들에게 무거운 멍에를 지우는 행태나 남에게 보이기 위한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 주십니다. 주님은 거룩하고 겸허한 종교적 행위마저도 타락할 가능성이 많음을 경고하십니다. 속사람을 강건케 하시는 주님을 날마다 의지하고 언제나 겸손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