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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재판을 받고 있는 빌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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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열며
재판에서 피고가 재판장에게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려 탄원하고 변호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권위가 재판장에게 더욱 크게 주어졌던 고대 사회에서는 피고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재판관에게 애타게 매달렸을 것입니다.
본디오 빌라도는 예수님 당시 유대 지역의 치리와 재판을 모두 담당했던 로마 총독입니다. 이 빌라도 앞에서 예수님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신 채 피고로 서 계십니다.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사형 선고를 내릴 권리가 없기 때문에 재판권을 가진 빌라도에게 예수님을 넘기고 교묘한 위증으로 압력을 가합니다.
요세푸스나 후대 역사가들이 증언하는 바에 따르면 빌라도는 정치적으로 매우 간교하고 잔인한 면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언제든 말을 바꿀 수 있는 정치가였습니다. 이 빌라도가 하나님이신 예수님 앞에서 자신을 보고 있습니다. 줄에 묶인 것은 예수님인데 실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은 총독 빌라도였던 것입니다.

 


말씀의 씨를 뿌리며
1. 빌라도가 예수님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라고 묻는 이유는 무엇일까요?(11절, 요 18:33~38 참고) 이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2.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으시는 예수님을 보면서 빌라도는 어떤 반응을 보입니까?(14절)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3. 예수님을 석방해 보려는 빌라도의 시도가 성경에 어떻게 나타납니까? (15~18절) 빌라도 부인의 꿈이 재판에 끼친 영향이 있습니까?(19절)

 

4. 사형에 처하도록 예수님을 넘겨주면서 손을 씻는 빌라도의 행위에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24절)

 

5. 재판 과정에서 빌라도의 주된 관심은 무엇이었습니까? 자신의 판단력과 양심, 부인의 신비한 체험을 통한 경고가 있었음에도 빌라도가 예수님을 십자가에게 넘겨준 이유는 무엇일까요?

 

6. 말씀이나 여러 가지 통로로 하나님의 뜻을 알았으면서도 순종하지 못한 적이 있다면 나누어 봅시다. 사람을 두려워하거나 현실적인 문제를 의식하여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일이 없도록 함께 기도합시다.


 

삶의 열매를 거두며
로마 제국의 식민지였던 이스라엘은 로마법에 따라 통치되었습니다. 따라서 당시 유대인의 왕은 신(神)으로 간주되던 로마 제국의 황제(Caesar)였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유대인의 왕이라고 말하는 것은 곧 반역이요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예수님이 유대인의 왕이라고 말했다고 하나, 빌라도는 예수님의 결백을 믿고 풀어줄 방법을 모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그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 1:10)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람과 상황을 두려워했던 빌라도는 하나님이신 예수님을 대면한 바로 그 순간에 나약하고 간악한 인간상을 드러내며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쳐 버리고 맙니다. 그는 하나님이신 예수님께 사형 선고를 내린 사람으로 영원히 기억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