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이사야 (1장~13장)
이사야는 웃시야 왕이 죽던 해에 사역을 시작해 히스기야의 악한 아들 므낫세에 의해 순교를 당함으로 사명을 마칩니다. 북왕국 이스라엘이 앗수르의 손에 무너지는 중에도, 여전히 우상 숭배와 도덕적 타락으로 내닫는 유다를 향해 하나님의 심판 메시지를 전하여 하나님께로 돌이키도록 하는 것이 이사야의 기록 목적입니다. 선지자는 심판 속에 담긴 하나님의 약속, 즉 남은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메시아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어질 것임을 예언합니다. 이사야 본문을 깊이 묵상하다 보면, 암울하고 답답한 현실 속에서 점점 다가오는 심판을 넘어 무지개 같은 하나님의 약속을 볼 수 있는 믿음의 시각이 열릴 것입니다.
1장 주인을 모르는 나귀처럼 유다 백성들이 하나님을 저버리고 죄악의 길로 멀리 떠나 황폐해졌습니다. 만일 하나님이 시온을 조금 남겨두지 않으셨다면 불과 유황으로 완전히 멸망한 소돔과 고모라 같았을 것입니다. 형식이 되어 버린 종교생활과 손에 가득한 피가 보여 주는 악행들. 그러나 그들이 돌이켜 하나님께로 나아오기만 하면 하나님이 깨끗케 하시고 처음처럼, 본래같이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 약속하십니다. 시온으로 표현된 예루살렘은 포기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입니다.
2장 초강대국의 출현으로 위협을 느낀 예루살렘이 주변 국가와 손을 잡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방의 악습을 본받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든 교만한 자와 높은 자를 심판하실 것입니다. 이사야는 이방 민족들을 의지했던 유다 백성을 향해 셈할 가치도 없는, 그 코의 생명이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연약한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고 선포합니다.
3~4장 선지자를 통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방을 의지하는 유다와 예루살렘을 향해 다시 한 번 경고와 심판의 메시지가 전해집니다. 하나님이 백성의 지도자들을 제하여 버리심으로 온 사회가 극한 혼란에 빠지게 되고, 음란과 수치가 온 나라를 뒤덮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여호와의 “그날에” 소망의 싹이 돋아날 것입니다. 시온의 남은 자들을 통해 주어지는 희망의 약속입니다.
5장 이사야는 포도원 비유를 통해 예루살렘을 향한 하나님의 속내를 드러냅니다. 정의를 바라셨으나 포악의 열매를 맺는 그들을 향해 하나님은 계속해서 “화 있을진저”라는 경고의 말씀을 선포하십니다. 그러나 백성들은 이 말씀도 멸시함으로 결국 쉬지 않는 하나님의 불같은 진노를 자처하게 됩니다. 이것이 이사야가 선지자로 부름 받은 당시의 영적 상황이었습니다.
6장 이사야가 성전에 가득한 하나님의 영광 가운데서 소명을 받는 장면입니다.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자신의 죄악과 허물을 고하는 이사야를 정결케 하시며 소명을 주시는 주님의 부르심에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라고 응답하는 이사야를 통해 우리의 소명을 다시 한 번 묵상해 봅니다. 완악한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 그 자체가 고난이지만, 그 땅의 그루터기로 남아 있을 거룩한 씨가 소망의 이유입니다.
7~8장 하나님의 심판 예언이 실제적인 역사 가운데 펼쳐집니다. 유다의 아하스 왕 때 아람과 북 이스라엘이 동맹하여 예루살렘을 공격합니다. 하나님은 두려움에 사로잡힌 아하스를 향해 하나님께 징조를 구하라고 말씀하시지만, 아하스는 불순종합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이 친히 보여 주신 징조가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신뢰하기보다 세상의 왕과 점치는 자, 마술사를 의지하는 예루살렘 백성들의 어리석음이 하늘에 사무칩니다.
9장 변방의 갈릴리에서 평강의 왕이 태어나는 영광을 입게 되는 것은 패역한 백성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열심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루살렘을 공격한 북 이스라엘은 패망을 자초하며, 앗수르를 통한 멸망이 예고됩니다. 한때 하나님의 손에 들려 사용되었던 앗수르도 완악하고 교만하여 결국엔 심판을 당합니다.
11~12장 남은 자에 대한 소망의 메시지가 두 장에 걸쳐 선연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새의 줄기에서 나온 한 싹이 만민에게 구원의 상징으로 높이 들리게 될 때, 다시 감사와 찬송이 울려 퍼질 것입니다. “보라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 내가 신뢰하고 두려움이 없으리니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
13장 이사야는 주변의 열방들에 대한 심판선고를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전 우주와 역사를 주관하는 분이 누구신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사야 본문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읽고 묵상하는 것이 유익합니다. 하나님의 불같은 진노와 심판의 경고를 통해 우리의 뼛속 깊이 숨겨져 있던 죄악의 찌끼들이 다 드러나고 불태워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그렇게 실망하시며 진노하시는 것은 우리를 향한 열심과 사랑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조금은 어렵고 무거운 내용이지만, 사랑하는 자식을 바른 길로 인도하시려는 하나님 아버지의 심정으로 읽는다면 놀라운 은혜를 매일 아침 맛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