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10년 02월

원망과 순종의 갈림길, 광야

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민수기 9~18장
이스라엘은 출애굽의 기적을 경험한 백성들입니다. 10가지 재앙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을 맛보았을 뿐만 아니라, 홍해의 기적이나 불기둥과 구름기둥의 은혜를 경험한 특별한 세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 앞에 펼쳐진 광야는 다시 한 번 그들의 선택을 요구하며 원망과 순종의 갈림길이 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대단한 기적을 경험했더라도, 순종을 통한 신앙의 훈련이 따라오지 않으면 우리는 다시금 원망과 좌절과 실패의 나락으로 곤두박질 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광야 같은 인생길에서 말씀 묵상을 통한 순종의 훈련만이 우리를 날마다 하나님의 은혜에 머물게 할 것입니다.


 

9장 출애굽 다음 해 첫째 달에 이스라엘 백성이 가장 먼저 한 것은 유월절을 기억하고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그들 중에 거류하는 타국민까지 모두가 함께 유월절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애굽 땅, 종 되었던 곳에서 그들을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삶을 구체적으로 인도하길 원하십니다. 성막 위에 구름의 움직임을 따라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신 하나님이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한 순종을 요구하십니다.

 

10장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모든 백성이 함께 움직이도록 하는 수단으로 은 나팔 둘을 만들게 됩니다. 그 나팔을 부는 방법에 따라 백성들의 행진과 방향이 결정되었습니다. 특히 전쟁하러 나설 때 나팔을 크게 불도록 하여 대적의 손에서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고 담대히 나아가도록 하십니다.

 

11~12장 물론 하나님이 앞서 인도하시지만, 광야는 만만치 않은 곳입니다. 그들 가운데 섞여 사는 다른 인종들이 고기를 먹고 싶다는 욕구를 터뜨리자, 이스라엘 백성도 울면서 하나님을 원망하기에 이릅니다. 이 일은 하나님을 진노하게 했고, 모세도 지도자로서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습니다. 그러나 이 일을 계기로 70인의 장로를 세우고 조직을 정비하여 새로운 진용을 갖추게 됩니다. 이후에 모세가 구스 여인을 취한 일에 대해 미리암과 아론이 비방하는 일이 생깁니다. 지도자의 권위에 도전하고 반발한 사건이었지만, 모세가 온유한 자세를 취함으로 하나님이 이 위기를 처리해 주십니다.

 

13~14장 바란 광야에서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지파의 지휘관들로 구성된 12명의 정탐꾼을 가나안에 보내게 됩니다. 40일간의 정탐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두 사람을 제외한 열 명의 정탐꾼은 불신앙이 가득한 보고로 백성들의 마음을 녹아내리게 합니다. 어리석은 백성들은 옷을 찢으며 외친 여호수아와 갈렙의 말은 무시한 채, 절망에 사로잡혀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밤새워 울며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합니다. 그리고 돌을 들어 여호수아와 갈렙을 치려고 할 때,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 백성들을 심판하려 합니다. 그러나 모세가 목숨을 걸고 중보기도를 한 결과, 하나님이 출애굽 1세대는 40년 광야 생활 중에 죽게 하시고, 순종을 훈련한 2세대는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있도록 약속해 주십니다. 오직 순종만이 약속을 이루는 우리의 선택임을 믿습니다.

 

15장 하나님은 범죄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제사법을 가르침으로 회복의 길을 열어 주십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의 약속은 우리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이뤄집니다. 약속의 땅에 들어가서 지켜야 할 각종 제사의 종류와 제물과 제사법을 설명한 후, 안식일 규례뿐만 아니라 옷깃에 술을 다는 사소한 일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계명에 철저히 순종할 것을 명령하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구별된 삶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16~18장 백성들의 패역함이 또다시 등장합니다. 레위 지파에 속한 고라가 주동하고 르우벤 자손의 다단 등이 당을 지어 하나님이 세우신 모세와 아론을 대적한 것입니다. 이미 성숙한 신앙의 자리에 있었던 모세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 먼저 엎드린 후,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모든 판결을 하나님께 맡기는 신앙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회개할 기회를 잃어버린 고라 당은 갈라진 땅에 삼킴을 당하는 심판을 받게 됩니다. 이 일로 인해 염병이 온 회중에 퍼져 겉잡을 수 없게 되었을 때, 아론이 모세의 명령에 따라 향로를 들고 백성들 가운데 서서 중보함으로 염병이 그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모세뿐만 아니라 아론도 공동체의 지도자로 세워져 갑니다.


이번 달에 묵상할 민수기 말씀은 믿음의 공동체를 이룬 후에도 얼마든지 불신앙과 원망의 자리에 머물 수 있는 우리 신앙의 현주소를 보여 줍니다. 홍해의 기적을 경험했어도, 먹고 마시는 작은 고난의 문제 앞에 서면 어김없이 원망과 불신앙의 반응을 보여 주는 이스라엘 백성을 끊임없이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을 만나게 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약속의 땅 가나안은 이스라엘 백성도, 오늘 우리도 들어갈 수 없는 곳임을 고백합니다. 한 해가 바뀌고 순종으로 출발한 두 번째 달에 우리 모두 믿음의 선택을 통해 가나안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나아가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