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민수기 18~27장
광야는 우리 믿음의 시험장입니다. 순종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맛보게 되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불순종으로 인한 심판의 쓰라림을 경험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천성을 향해 나그네 인생길을 걸어가는 백성들이 겪어야 할 수많은 일이 축소판처럼 녹아 있는 곳이 광야라는 현장입니다. 이번 달에 묵상할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이 경험한 40년 광야 학교의 후반부에 해당합니다. 봄기운이 움트는 3월이지만, 치열한 영적 전쟁의 현장은 매일처럼 계속될 것입니다. 날마다 솟는 샘물의 은혜가 아니면, 풍성한 가을의 결실을 기대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면서 묵상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8장 당시 제사장들은 온전히 하나님을 섬기며, 양식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았던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곧 상급이시요, 기업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이것이 영원한 언약임을 강조하시기 위해 불변의 상징인 ‘소금 언약’이라 부르셨습니다. 백성들의 십일조가 레위인들의 기업이 된 것처럼, 레위인들의 십일조는 제사장들의 몫이 됩니다. 십일조는 처음 것, 귀한 것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9장 흠 없고 멍에를 메지 아니한 붉은 암송아지를 잡아 피 뿌리고 불사른 후에 그 재를 가져다 백성들의 부정함을 씻는 물을 위해 간직하라고 하십니다. 혹시 시체를 만진 자가 있으면 이레 동안 부정하고, 그것을 정결케 하기 위해 잿물로 자신을 씻어야 합니다. 이는 이스라엘 공동체가 죄로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20장 신 광야에서 미리암이 죽습니다. 그리고 아론의 죽음으로 이 장이 마무리됩니다. 백성들은 목마름의 이유로 다투고, 지도자와 하나님을 원망하기에 이릅니다. 이에 모세는 하나님이 반석을 열어 물을 주신다는 사실을 잠시 망각하고, “우리가 물을 내랴”고 하면서 자신의 의를 드러냅니다. 이 일로 모세는 백성들과 더불어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게 됩니다.
21장 하나님은 가나안을 목전에 두고 또다시 불평과 원망을 쏟아 놓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불뱀을 보내 심판하십니다. 수많은 사람이 죽어 가는 가운데 하나님은 놋뱀을 바라보기만 하면 살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이것이 은혜요 믿음으로 구원받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요단 동편의 땅들을 차지하게 하심으로, 하나님의 약속이 신실하게 이루어질 것에 대한 서곡을 보여 주십니다. 믿음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아도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묵묵히 걸어갈 때 필요한 것입니다.
22~24장 발람 선지자에 관한 이야기가 석 장에 걸쳐서 꽤 길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스라엘이 아모리와 바산을 점령했다는 소식을 접한 모압 왕 발락은 두려움에 떨며, 점술가 발람에게 사람을 보내 이스라엘을 저주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복과 저주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십니다. 처음엔 가지 않겠다고 했던 발람은 거듭된 발락의 요청과 유혹을 뿌리치지 못합니다. 나귀를 통해 하나님의 강력한 뜻을 알게 된 발람은 이스라엘을 저주하지 못하고, 도리어 세 번에 걸쳐 축복하는 예언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언약의 수혜자요, 축복의 통로인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절대적인 보호하심을 알 수 있습니다.
25장 승리에 들떠 교만해진 이스라엘 백성들이 싯딤에서 행음을 일삼게 됩니다. 이 일로 전염병이 나돌아 수만 명이 죽어 가는 가운데, 지도자 중 한 명인 시므리가 미디안 여인과 동침합니다. 이에 비느하스가 창으로 그들을 꿰뚫어 죽이자 염병이 그쳤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질투하시는 사랑을 보여 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26~27장 두 번째 인구조사를 통해 출애굽 1세대들은 광야에서 죽고, 2세대들에 대한 계수가 진행됩니다. 놀라운 사실은 40년 동안 간조하고 거친 광야 생활을 지나왔지만, 그 수가 줄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기적 같은 은혜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인구조사를 기초로 지파의 수효대로 제비를 뽑아 기업을 나누게 됩니다. 특이한 일이 기록되어 있는데, 슬로브핫이라 이름 하는 여인이 기업을 분배받게 된 일입니다. 하나님의 계보는 믿음으로 이어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 달 본문은 여호수아가 모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지도자로 안수받는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 역사는 반드시 충성된 사람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반드시 모세여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모세의 뒤를 이어 이제 여호수아가 그 역할을 훌륭하게 감당할 것입니다. 위대한 사람이란 하나님께 100% 붙잡힌 사람입니다. 순종의 달인, 은혜 받는 일에 선수가 되기만 하면 언제라도 하나님이 우리를 사용해 주실 것입니다. 광야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일꾼으로 훈련되어 가는 제자훈련 학교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광야 학교에서 말씀으로 하나님 만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