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출애굽의 기억이 희미해질 법도 한 4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약속을 잊지 않으시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나안에 들어갈 마지막 준비를 하나씩 시켜 가십니다. 이것이 이번 달 묵상의 핵심 줄거리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제사와 절기들을 재차 점검해 주신 후에, 미디안과의 전쟁을 통해 승리의 경험도 맛보게 하십니다. 요단 동편에서 일부 지파에게 땅을 소유하게 하심으로 나머지 백성들에게 가나안에 대한 열망을 고조시키기도 하십니다. 아직 발로 밟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미리 그 땅을 기업으로 분배하심으로 가나안 입성을 위한 준비의 마침표를 찍으십니다. 하나님은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이루고야 마십니다.
28~29장 이스라엘 백성이 일상 가운데 가장 소중하게 여긴 것은 아침과 저녁에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였습니다. 안식일은 하나님의 창조 역사를 기억하고, 애굽에서의 구원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매월 초하루에 드리는 제사는 새로운 한 달도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시작될 수 없다는 것을 고백하는 예식입니다. 유월절은 출애굽 전날 밤, 애굽의 모든 장자를 멸하실 때 어린양의 피를 보고 이스라엘 백성의 집을 넘어가 구원해 주신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칠칠절은 밀 수확을 마무리하고 첫 열매를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드리는 절기입니다. 속죄일은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대제사장이 1년에 한 번 지성소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날로 온 백성이 성회로 모여 금식하며 회개하는 날입니다. 장막절이 되면 이스라엘 백성은 들에 초막을 짓고 그곳에서 지내며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40년 광야생활 동안 그들을 돌보셨던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기 위함입니다.
30장 하나님께 서원을 해놓고 지키지 않는다면 죄를 짓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외 조항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미성년인 딸의 서원에 아버지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아내가 결혼 전에 한 서약에 대해 남편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입니다. 한편 남편이 아내의 서원을 알고 있었으면서 나중에 반대한다면 서원 불이행의 책임은 남편에게 돌아갑니다. 이것은 가정에서 남편의 영적 권위를 존중하고, 머리 된 남편에게 영적 책임을 부여하기 위함입니다.
31장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죄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미디안 족속을 쳐서 멸망시키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거룩함을 유지하기 원하십니다. 하나님 자녀인 나로 죄를 짓게 하는 것은 “여호와의 원수”라 부르며 미워하십니다. 포로로 잡혀온 이방 여인들을 살려두지 못하게 하신 것도 죄와 유혹의 싹이 될 만한 것까지 철저하게 없애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32장 갓 자손과 르우벤 자손이 요단 강을 건너지 않고 요단 강 동편 땅을 얻고자 요청하자, 모세는 약속의 땅 가나안 진입을 거부해 하나님의 진노를 받았던 이스라엘의 과거 역사를 언급하면서 그들을 강하게 책망합니다. 이에 그들은 나머지 지파와 함께 요단 강을 건너가 가나안 정복전쟁을 마치고 돌아오겠다고 제안을 수정합니다. 모세는 요단 동편 땅을 정복하는 전쟁에 동참한 므낫세 반 지파를 포함해 갓 지파, 르우벤 지파에 그 땅을 분배해 줍니다. 이렇게 하여 약속의 땅 문턱에서 이스라엘 12지파 연합 공동체의 분열과 비전 포기의 위기를 극복합니다.
33~34장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차지할 가나안 땅의 사방 경계를 정하십니다. 요단 강 동편에서 이미 땅을 차지한 지파를 제외하고, 남은 백성들에게 제비뽑기를 통해 공정하게 가나안 땅을 분배하도록 명하십니다. 아직 들어가지도 않은 땅의 경계와 분배를 정하시는 모습에서 하나님의 약속의 확실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35~36장 레위인들은 별도로 땅을 분배받지 못하고, 대신에 이스라엘 각 지파들이 떼어 주는 성읍에 거주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도피성이 있는 6개의 성읍을 포함해 총 48개의 성읍을 나눠 주심으로써 어디서든지 하나님께 제사하는 일을 섬기도록 하셨습니다. 이는 거룩함을 지키는 하나님 백성, 이스라엘 공동체의 참모습입니다. 도피성 제도는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예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골짜기와 광야와 산을 지나는 동안 반복된 떠남과 머무름은 이스라엘 백성만의 여정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동행하지 않으셨다면 그들은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원망과 반역을 일삼는 이스라엘 백성을 돌이키시고 용서하시며 끊임없이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이 동행하시고 앞서 인도하시기에 우리가 약속의 땅을 밟을 수 있는 것입니다. 지난 4개월, 민수기 묵상은 우리로 하여금 약속의 땅에 합당한 백성들로 무장시켜 주었습니다. 구원의 은혜를 받은 자로서, 약속의 땅을 유업으로 받은 자로서 우리 삶에 복음의 꽃을 활짝 피우는 4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