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에스겔 1~12장
에스겔서는 유다가 패망한 BC 586년을 전후로 해서 23년여(BC 593~570년)에 걸쳐 기록된 것으로 보입니다. 에스겔은 바벨론에 끌려와 가장 절망스러운 삶 가운데서 선지자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보여 주신 놀라운 환상을 보고, 그것을 상징과 비유를 통해 전합니다. 그러므로 본서는 예루살렘 멸망 이후 절망에 빠져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회복에 대한 소망을 노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몇 개월에 걸쳐 묵상할 에스겔 말씀을 통해 마른 뼈와 같이 소망 없는 이 시대를 향한 경고와 회복의 메시지를 듣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특히 예루살렘 성전으로부터 흐르게 될 하나님의 영광의 물결이 우리 모두에게 가득 차고 넘치기를 바랍니다.
1~2장 에스겔은 비록 제사장이었지만 사로잡힌 자 중에 있었기에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에게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심으로 선지자의 삶을 시작하게 하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에스겔이 1장 전반에 걸쳐 묘사한 네 생물의 모습은 그 앞에 엎드릴 수밖에 없는 여호와의 영광의 형상입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다시 일어서라고 하신 후에, 얼굴이 뻔뻔하고 마음이 굳어진 패역한 백성인 이스라엘을 향한 메시지를 담은 두루마리 책을 주시고 먹으라고 하십니다. 절망의 순간에도 하나님은 선지자를 세우시고 그분의 일을 시작하십니다.
3~4장 에스겔이 입을 벌리니 하나님이 두루마리 책을 친히 먹여 주십니다. 말씀을 먹는 좋은 본보기입니다. 슬픔과 고통, 그리고 재앙의 말이 기록된 책이었으나 에스겔이 순종하여 먹을 때 꿀처럼 달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스라엘 백성이었습니다.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선지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지만, 그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의 마음이 완고해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에스겔을 그 시대의 파수꾼으로 세우시고 심판의 메신저로 사용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선지자를 말하게도 하시고, 말 못하는 자가 되게도 하십니다. 또한 상징적인 행동을 통해 이스라엘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표현하게도 하십니다. 에스겔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390일은 이스라엘의 죄악으로 인해, 40일은 유다의 죄악으로 인해 왼쪽과 오른쪽으로 각각 누워 최소한의 음식을 쇠똥에 구워 먹으며 지내게 됩니다. 참된 선지자는 예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백성들의 고통에 동참하는 사람입니다.
5~7장 이방인들보다 더 악을 일삼던 예루살렘에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이 쏟아질 것임을, 에스겔의 머리털과 수염을 깎아 칼로 자르고 불태우는 상징을 통해 보여 주십니다. 아비가 자식을, 자식이 아비를 잡아먹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전염병과 기근으로 인한 죽음과 칼과 독한 화살과 사나운 짐승으로 인한 살육이 임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우상 숭배를 철저히 심판하시겠다는 하나님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이스라엘 스스로 청산하지 못한 산당을 비롯하여 이스라엘이 사는 온 땅을 황폐하게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로부터 고관대작에 이르기까지, 행위대로 갚으시는 하나님의 심판 아래 있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손대시기 전에 하나님을 근심케 하고 진노케 하는 죄악을 스스로 청산합시다.
8~10장 하나님의 영광만이 가득해야 할 성전이 우상으로 가득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각종 우상을 버젓이 성전 뜰 안으로 들여와 가증한 일을 서슴지 않고 행합니다. 이 모든 것을 에스겔에게 보이신 하나님은 백성들에게 진노의 잔을 쏟아 부으십니다. 이스라엘과 유다의 모든 남자를 멸하겠다는 준엄한 심판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우상으로 뒤덮인 성전에 여호와의 영광이 다시 임합니다. 이는 제물을 받고 기도를 들으시기 위함이 아니라, 모든 우상을 파하고 예루살렘을 심판하시기 위해 거룩한 하나님의 영광이 그룹들과 함께 임한 것입니다.
11~12장 에스겔은 예루살렘에 남아 있던 고관들이 모여 백성들의 고통이나 성전의 훼파를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악한 꾀를 도모하는 것을 봅니다. 이것이 더 큰 절망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회개하며 부르짖어야 할 지도자들의 타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오늘의 암울한 현실을 가슴으로 부여안고 울어야 할 사람이 필요한 때입니다. 소망은 오직 하나님께 있습니다. 이 절망의 끝에서 하나님은 다시 이스라엘의 회복을 선포하십니다. 새 영과 새 마음을 주셔서 이스라엘은 다시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여호와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겠다고 하십니다.
에스겔은 이 소망을 붙잡고, 불순종과 패역함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에게 상징적 행위를 통해 온몸으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하나님이 다양한 징조와 묵시를 통해 말씀하시지만, 금강석같이 굳어 버린 백성들의 마음을 돌리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그러나 소망이 있는 것은 하나님이 절망하지 않으시고,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겪는 징계가 아프고 힘들지만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지속되는 한, 희망은 있는 것입니다. 이 소망의 끈을 붙잡고 에스겔 묵상을 5월부터 시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