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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6월

예루살렘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와 사랑

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에스겔 13~24장
하나님은 우상 숭배를 가증히 여기시고 심판을 통해 그 죄악에서 돌이키게 하십니다. 죄를 범한 사람을 그냥 두시는 것은 궁극적인 의미에서 하나님의 자비나 긍휼로만 해석할 수 없습니다. 특별히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인 이스라엘이 타락하고 가증한 우상을 섬기는데도 징계가 없다면 그것이 더욱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번 달에 묵상할 말씀의 상당 부분은 이러한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 메시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선지서를 다룰 때마다 당혹스러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예루살렘을 향해 쏟아지는 하나님의 진노는 그들을 향한 사랑의 반증이라는 것입니다.


13~14장 에스겔 당시에도 거짓 선지자들과 거짓으로 예언하는 여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기 마음에 드는 생각을 따라 예언하면서, 심판이 쏟아질 백성에게 평안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마치 회칠한 담과 같아서 심판의 폭풍우를 견디지 못합니다. 이스라엘에 판치는 거짓 선지자들의 영향으로 많은 여인이 거짓 예언을 일삼습니다. 장로들과 백성들은 온갖 우상을 그들 앞에 두고 선지자에게 가서 자기를 위해 여호와의 뜻을 묻습니다. 하나님은 이토록 패역한 이스라엘에 칼과 기근, 사나운 짐승과 전염병을 통해 심판을 예고하십니다. 중한 벌로 다스리지 않으면 마음을 돌이키지 않을 만큼 이스라엘의 죄악이 심각했던 것입니다.


15~16장 열매를 맺을 수 없는 포도나무 가지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예루살렘의 가증한 일들을 열거하시면서 특히 갖가지 우상 숭배의 죄악을 들춰내십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들의 풀같이 많게 하셨는데, 그 명성이 이방인 중에 퍼지자 그들은 그것으로 오히려 행음을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금은으로 온갖 우상을 만들고, 심지어 자녀들을 죽여 우상에게 넘겨주는 일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음녀 예루살렘을 향해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더불어 행음하던 사방 모든 자의 손에 예루살렘을 넘겨 가증한 일을 심판하시겠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과거에 세운 언약을 기억하시는 하나님은 영원한 언약을 새롭게 세우시고,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17~19장 바벨론에 의해 멸망할 예루살렘의 최후를 독수리 비유로 설명하십니다. 예루살렘은 하나님이 심판 도구로 사용하시는 바벨론 왕에게 굴종하지 않고 애굽을 의지했다가 더 큰 어려움을 만나고, 마침내 바벨론의 손에 파국을 맞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징계의 환난이라면 순종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잘 순종하고 있으면, 아비의 악을 자녀들에게 보응하지 않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들을 수 있습니다. 죄악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악인이 죽는 것을 기뻐하시기보다, 그 악에서 돌이키고 떠나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그러므로 모든 죄악을 버리고 마음과 영을 새롭게 하면 죽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애가에 담긴 하나님의 애절한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22장 장래 일을 알기 위해 에스겔을 찾아온 이스라엘의 장로들에게 하나님은 그들의 과거를 말씀해 주십니다. 조상 때부터 가증한 일을 행하여 애굽 우상들을 떠나지 않았다고 하십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어 내시고 광야에서 율법을 주셨지만,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규례를 멸시하고 여러 나라 앞에서 여호와의 이름을 더럽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에 신실하신 하나님이 출애굽 2세대를 가나안으로 인도하셨으나, 그들은 그곳에서도 여전히 조상들의 죄악의 전철을 밟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에 하나님은 바벨론을 심판자로 세워 패역한 이스라엘을 심판하기로 하십니다. 이 예언을 받은 에스겔은 여호와의 심판의 칼이 모든 백성 위에 임했음을 선포합니다.


23~24장 오홀라와 오홀리바로 비유되는 사마리아와 예루살렘의 행음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두 여인이 한 길로 행하여 앗수르와 애굽과 바벨론과 더불어 행음을 일삼습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이 그들을 심판하십니다. 숯불 위에 달구어진 텅 빈 녹슨 가마 같은 예루살렘은 모든 것이 소멸되어 남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이 그토록 사랑하던 것들은 모두 불타 없어지고, 녹아내릴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진노입니다. 에스겔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전하시면서 그의 사랑하는 아내를 데려가십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예루살렘에 대한 하나님의 애끊는 심정을 공유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진노와 심판을 통해 하나님이 계속해서 말씀하시는 것은 “내가 여호와인 줄 알리라”입니다.


이번 달에 묵상할 에스겔 본문은 지겨우리만큼 심판의 메시지가 계속 이어집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숨어 있는 하나님의 본심을 놓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잊지 맙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어떤 분이신지도 잊지 맙시다.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것은 세상의 것들에 마음을 빼앗겨 하나님을 잊는 것입니다. 현대판 우상 숭배는 바로 이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계속되는 심판 메시지 속에 담겨 있는 “내가 여호와인 줄 알리라”라는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