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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7월

다윗, 시인이 되어 주님을 노래하다

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시편 20~41편
이번 달에 묵상할 스물두 편의 시편은 모두 다윗의 시입니다. 사실 전체 150편인 시편은 저자가 밝혀진 100편 중에 73편이 다윗의 노래입니다. 그 외에는 아삽(12편), 고라 자손(10편), 솔로몬(2편), 모세(1편), 헤만(1편) 등이 지었고, 나머지 저자가 밝혀지지 않은 50편 가운데서도 다윗의 저작이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윗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참으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 삶에서 수많은 굴곡진 순간마다 하나님을 향한 기도가 있었고, 그 기도는 시가 되고 노래가 되어 오늘 우리의 가슴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 묵상할 시편들은 길잡이를 통해 그 한 편 한 편에 담긴 의미와 교훈이 잘 설명되어 있으므로, 여기서는 시편의 표제어에 대해 개관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두 달 동안 시편 묵상을 통해 무더위에 지친 우리의 영혼에 은혜의 소낙비가 시원스레 쏟아지길 바랍니다.


시편은 모두 다섯 권 - 1권(1~41편), 2권(42~72편), 3권(73~89편), 4권(90~106편), 5권(107~150편) - 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고라의 시편이나 아삽의 시편을 포함해서 많은 시에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는 표제가 붙은 것을 보면 많은 부분이 성전 예배에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편에는 문학 장르(시, 노래, 마스길, 믹담 등)와 연주 방식을 구분하는 표제가 붙어 있는데, 이런 표제어를 살펴보면 그 시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문학 장르에 따른 시편의 종류를 살펴보겠습니다. ‘시(psalm; 미즈모르)’는 총 57편으로, 시편 전체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노래(song; 쉬르)’는 악기 반주 없이 목소리로만 부르는 일종의 아카펠라로 볼 수 있으며, 특히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는 표제가 시편에 많이 사용됩니다. 그리고 ‘마스길’은 교훈시에 해당하며, ‘믹담’은 격언이나 금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 시편 7편에 유일하게 등장하는 ‘식가욘’이라는 표제어의 정확한 뜻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특정한 악기와 관련된 음악 용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음으로는 시편에 나오는 음악적 지시어를 살펴보겠습니다.

영장은 음악 감독 혹은 지휘자로 해석되며, 시편에서 55회나 등장합니다. 개역개정에는 인도자라는 현대어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셀라는 음악 용어로 시편에 무려 70회나 나옵니다. 이는 성가대원에게 특별히 지시하는 부분으로 쉰다든지, 소리를 높인다든지 하는 영장의 지시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힉가욘은 92편 1~3절에 나오는데 수금의 정숙한 소리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9편 16절의 힉가욘, 셀라는 일종의 기악 간주 부분에 해당되는 지시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알라못은 46편에 기록된 용어인데, 어원인 ‘알레마’가 젊은 여자를 뜻하는 것으로 보아 이 용어는 ‘여성의 목소리’ 즉 오늘날의 소프라노 음역에 해당하는 악기의 소리에 맞춰서 부르라는 표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스미닛은 6편과 12편에 등장하는 음악 용어입니다. 이는 특정 악기의 여덟 번째 음, 즉 오늘날의 베이스 음역에 해당하는 악기의 소리와 관련된 음악 용어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개역개정에는 여덟째 줄에 맞춘 노래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깃딧은 81편과 84편에 나오며, 이는 가드 사람의 악기 소리에 맞춘 노래라고 보면 무난합니다.

여두둔은 39편과 62편, 그리고 77편의 표제어로 등장합니다. 이는 특별한 창법이거나 영장, 즉 인도자의 이름으로 보면 무난합니다.

마할랏은 53편과 88편에 나오는데 음악 용어 같으나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고, 다만 ‘우울한 가락’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뭇랍벤(9편)은 ‘아들의 죽음을 위하여’라는 고조에 맞춘 시편이며, 아앨렛샤할(22편)은 이른 아침의 사슴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60편의 수산 에돗은 언약의 백합화란 뜻이고, 45편과 69편의 소산님은 백합 다발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56편의 요낫 엘렘 르호김은 멀리 떨어져 잠잠히 있는 비둘기라는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57편, 58편, 59편과 75편의 표제어인 알다스헷은 ‘멸하지 마소서’라는 뜻에 맞추어 부르라는 의미입니다.

이번 달에 묵상할 시편의 표제어로는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부르는 노래’, ‘여두둔 형식으로 부르는 노래’, ‘다윗의 기념하는 시’, ‘아비멜렉 앞에서 미친 체하다가 쫓겨나서 지은 시’, ‘마스길’, ‘성전 낙성가’, ‘아얠렛샤할에 맞춘 노래’ 등이 있습니다.

시편 묵상을 통한 은혜가 하루하루 더욱 깊어지고 풍성해지기를 바라며, 무더위로 지쳐 있는 우리의 심신에 다윗의 노래가 시원한 청량음료처럼 흘러내리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