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에스겔 25~36장
하나님은 온 우주의 주인이십니다. 유난히 길고 무더웠던 여름도 계절이 바뀌고 가을이 오면 물러갈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것이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인 것입니다. 세계 역사도 하나님이 경영하십니다. 역사의 무대 위에 등장했던 수많은 나라들도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에 따라 흥망성쇠를 되풀이하게 됩니다. 이스라엘이 지극히 미미한 나라였지만 온 우주의 중심에 있는 이유는 하나님이 택하시고 자기 백성으로 삼으셨기 때문입니다. 이번 달에 묵상할 에스겔 말씀은 이스라엘을 조롱하고 괴롭혔던 이방 나라들을 하나님이 어떻게 다루고 계시는지 보여 줍니다. 온 우주의 중심은 하나님이시고, 우리는 그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이것이 곧,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이런 자부심과 확신 가운데 묵상하며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의 열매가 풍성하길 바랍니다.
25~28장
두로의 심판에 대해 세 장에 걸쳐 예언이 이어집니다. 이스라엘과 두로는 지중해와 맞닿은 해안선을 끼고 있었기에 당시 강대국이었던 애굽이나 바벨론을 연결하는 무역의 통로였고, 경쟁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예루살렘의 쇠망을 기뻐하며 자신들의 기회로 삼으려는 악을 행합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의 죄악을 심판하시고, 이를 위해 이방 나라들을 도구로 사용하시기도 하지만, 그들의 죄악을 묵인하지는 않습니다. 수많은 섬들을 빠른 배로 연결하며 무역으로 해상왕국을 건설하던 두로가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완전히 멸망당하게 됩니다. 27장에는 그들이 발명한 ‘갤리선’(양편에서 노를 저어 빠르게 나갈 수 있는 배)을 타고 모든 나라들과 무역을 왕성하게 했던 두로를 다시는 기억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는 슬픈 노래가 나옵니다. 28장은 두로가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영원히 세상의 역사에서 사라지게 될 것을 말씀하시면서, 이스라엘은 회복되어 옛 성에서 평안히 살 것을 예언하십니다. 이것이 이방 나라와 하나님 백성의 궁극적인 차이입니다.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는 잠깐이요, 그의 은혜는 영원한 것입니다.
29~32장
애굽은 고대 근동 문명을 지배하던 대제국이었고, 출애굽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경험하기도 한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애굽 왕 바로의 교만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미약한 나라로 전락하고 맙니다. 포로로 끌려간 지 11년 3개월이 되었을 때, 하나님은 애굽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주십니다. 애굽의 번영과 명성에 대해서 레바논의 백향목으로 비유되는 앗수르를 예로 들고 있습니다. 정치력과 군사력, 그리고 부(富)에 있어서 앗수르는 무성한 가지처럼 세상의 모든 큰 민족들이 그 나무 그늘 아래에서 살았을 정도로 막강했지만, 결국 자신의 권세를 잘못 사용함으로써 바벨론에게 멸망당하게 됩니다. 애굽도 이와 같다고 합니다. 한때 사자를 자처하며 자신의 권력을 제멋대로 행사했던 애굽 왕 바로는 결국 흙탕물을 튀기는 악어의 존재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자신을 대단한 것처럼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애굽 왕 바로를 매우 낮고 비천한 자리까지 이르도록 심판을 내리셨습니다.
33장
에스겔의 사명은 파수꾼처럼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주어 경고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경고를 하지 않아 악인이 멸망하게 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에스겔에게서 찾겠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죄를 지은 악인이 죄 속에서 멸망하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이들을 향해 “돌이키고 돌이키라”고 거듭 명령하십니다. 그러나 그들은 입으로만 사랑을 나타낼 뿐, 마음으로는 부당한 이익을 추구했습니다. 또한 선지자의 말을 한낱 듣기 좋은 음악이나 노랫소리로 즐길 뿐 행동으로는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거짓된 의식과 그릇된 욕망을 추구하는 자들을 향해 하나님이 계속 경고하시는 이유는 예언이 성취된 이후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존재와 선지자의 존재를 알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34~36장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금까지 의지해 온 목자들은 모두 살진 양을 잡아 자신의 배를 불리는 거짓 목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이 참 목자가 되셔서 다윗처럼 이스라엘의 왕이 되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애굽을 비롯한 모든 이방 나라들에 대해 심판을 예언하신 것은 이스라엘이 참 목자이신 하나님께로 돌아와 그가 주시는 새 영과 새 마음을 받고, 여호와가 하나님이신 줄을 알게 하려 함입니다. 이렇게 될 때 이스라엘에게 소망이 있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에스겔 말씀의 목표는 이스라엘의 회복과 구원입니다. 하나님은 굳은 마음을 제하여 버리고 새 영과 새 마음을 주심으로, 조상 대대로 약속하신 땅에 거주하게 하려는 뜻이 있습니다. “너희는 내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리라.” 이 말씀이야말로,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말씀하시려는 핵심인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중심이 무엇인지를 알고 묵상할 때 더 큰 은혜를 경험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