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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새롭게 기록될 회복의 역사

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에스겔 37~48장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십니다. 지극히 연약한 민족이었던 이스라엘을 만민 중에서 구별하여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신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비록 불순종과 우상숭배로 말미암아 뼛속 깊이 죄악으로 물든 이스라엘이지만 포기하지 않으시고 반드시 회복시키시고야 맙니다. 이번 달에 묵상할 에스겔서의 마지막 부분은 마른 뼈와 같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회복을 시작으로 성전과 제사가 회복되고, 궁극적으로 이스라엘 나라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말씀입니다. 길고 힘들었던 심판의 역사를 기록하던 에스겔은 이제 회복과 소망의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본심을 우리 모두에게 전해 주고 있습니다. 바벨론의 그발 강가에서 눈물로 시작했던 그 예언의 결론은 소망이요 회복임을 기억하며 이번 달의 묵상을 시작해 봅시다.

37~39장 여호와의 영이 에스겔에게 임하여 그를 이끌고 마른 뼈들이 가득한 골짜기로 데려가십니다. 에스겔이 마른 뼈를 향해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자 소리가 나고 움직이며, 이 뼈, 저 뼈가 들어맞아 연결되어 힘줄이 생기고 살이 오르며 가죽이 덮이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여호와의 생기가 들어가자 곧 살아 일어서서 큰 군대가 됩니다.
하나님은 이 뼈들이 이스라엘 백성이라고 하시며, 내 영을 그 속에 두어 살아나게 하리라고 약속하십니다. 이어서 둘로 나눠졌던 이스라엘과 유다를 하나로 회복시키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38, 39장은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이스라엘을 괴롭히던 이방 나라들로부터 구원하실 것을 보여 주고 계십니다. 뿐만 아니라 사로잡혀 갔던 나라들로부터 다시금 고토로 돌아오게 하심으로써 이 일을 이루시는 분이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만국에 알리십니다.

40~43장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성전은 하나님 임재의 실체요 삶의 중심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패망할 때 최후의 보루는 성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방인들에 의해 성전이 약탈되고 파괴되면서 이스라엘의 영적 자존심이 여지없이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포로지에서 돌아와 나라를 다시 세우는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전의 재건입니다. 새 성전은 하나님의 새 언약에 의하여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새롭게 해 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에스겔은 재건될 성전의 상세한 모습을 서술함으로 절망 중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구체적인 희망을 품고 회복의 날을 기다릴 수 있게 합니다.
사방에서 출입하도록 한 문들과 성전 문의 현관에 대한 설명에 이어 성소와 지성소를 향한 사방의 골방들을 배치함으로써 제사장들이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것입니다. 공간 활용의 측면에서 다소 불합리해 보여도 거룩한 하나님의 영광스런 임재 앞으로 나아가는 제사의 경건함을 생각할 때 충분히 납득이 됩니다. 오늘날 교회 공간의 문제를 너무나 실용적이고 세속적으로 보는 관점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함을 묵상하게 합니다. 43장에서는 떠났던 하나님의 영광이 성전 동편으로부터 되돌아와 성전 안에 가득한 것을 보게 됩니다. 성전에 가득한 하나님의 영광은 온전한 회복의 시작이자 가장 확실한 증거인 것입니다.

44~46장 하나님의 영광으로 충만한 성전에서 제사를 집전할 제사장들의 역할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독의 자손들이 제사장으로서 구별되어 세움을 받고, 구별된 삶과 의식을 통해 그 역할을 감당하게 된 것입니다. 그들의 기업은 여호와 하나님 자신입니다. 백성들이 기업을 나눌 때 하나님께 드렸던 바로 그 땅을 제사장의 거룩한 구역으로 구별하고 제사장들에게 분배해 주었습니다. 이는 영적 지도자뿐만 아니라 통치자들에게 있어서도 요구되는 통치의 정신이었습니다.
용량을 속여 부당한 제물을 드렸던 지도자들을 징계한 후, 다양한 절기들과 그때에 드려야 할 제물의 종류와 용량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을 향한 제사, 즉 예배가 회복되어야 함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매일 드리는 예배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것인지를 점검해 보면 좋겠습니다.

47~48장 회복된 성전에서는 문지방으로부터 물이 흘러나와 큰 강수를 이루게 되고, 천하만국을 살리는 생수의 진원지가 될 것입니다. 사해는 염분이 많아 죽은 바다지만, 성전으로부터 흘러온 물로 인해 소생되는 기적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의 비전입니다.
단순히 치유하고 회복하는 정도가 아니라 죽은 것을 다시 살리시는 구원의 역사입니다. 모든 지파의 수효에 따라 분배된 이스라엘의 각 영역에서 여호와 삼마, 즉 하나님이 거기 계심으로 거룩한 임재의 현장이 될 것입니다.

에스겔서 묵상을 마무리하면서 시작보다 끝이 언제나 더 좋은 하나님의 나라와 복음의 역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사람의 손으로 지은 성전을 통해서도 기꺼이 임재하시고, 자기 백성들과 함께하시기를 기뻐하시는 하나님이 피 흘려 사신 우리 몸을 성전 삼아 여호와 삼마로 임마누엘하심을 믿고 소망을 둡니다. 패역한 이스라엘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반드시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열심 앞에 다시 소망을 둡니다. 가을이 무르익는 좋은 계절에 이 소망으로 우리의 심령이 더욱 풍성해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