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역대하 1장~15장
역대기는 남유다가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한 이후 스룹바벨 성전이 건축되던 시기에 기록된 것으로 보입니다.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피폐한 예루살렘의 상황을 보며 낙망하기도 하고, 무너진 성전으로 인해 신앙적인 방황을 했습니다. 그러한 때 다윗언약을 상기시키면서 성전 중심의 신앙을 회복하기 위해, 학사 겸 제사장이었던 에스라에 의해 쓰여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유다의 역사를 중심으로 제사장적 관점에서 쓰여졌기에 하나님이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어떻게 함께하셨고, 어떻게 역사를 주관하셨는지가 주된 관점입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의 삶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때론 세상의 거친 파도에 떠밀려 가는 듯 보여도, 그 배후에는 세상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말씀 묵상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새로워지는 은혜를 누리면 좋겠습니다.
1~9장 솔로몬 성전의 건축과 여호와의 영광
성전은 하나님이 언약을 이루시는 중심으로서, 하나님이 자기 백성들과 함께하신다는 상징입니다. 역대기는 유대인들에게 하나님의 언약, 즉 다윗언약이 유효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전이 없는 북왕국은 역사에서 배제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역대하는 솔로몬의 성전 건축으로 첫 장을 엽니다. 솔로몬이 천 마리 희생으로 번제를 드렸을 때, 하나님이 나타나시어 무엇을 구하느냐고 묻습니다. 이때 솔로몬은 백성을 다스릴 지혜를 구하게 되고, 이것이 하나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합니다. 이후 부강해진 솔로몬은 성전 건축을 결심하게 되고, 두로 왕 후람에게 건축의 목적을 설명하고 필요한 재료들을 요청하게 됩니다. 다윗을 사랑했던 후람은 그의 아들 솔로몬의 계획에 적극적으로 동역합니다.
솔로몬 성전은 두로에서 보내온 최고의 재료들을 사용하여 화려하고 아름답게 건축되었습니다. 지성소는 금으로 입혔고, 중요한 성물들도 금으로 만들었을 만큼 최고의 정성으로 성전을 건축한 것입니다. 성전 건축의 대미는 언약궤를 옮겨오는 일로 장식되었습니다. 다윗 성, 곧 시온에서부터 언약궤를 메고 오는 일이었습니다. 셀 수 없는 제사가 드려졌고, 모든 지파의 족장들과 장로들이 모이고, 수많은 제사장과 레위사람들이 모여 언약궤를 메고 예루살렘 성전으로 들어올 때 여호와의 영광이 가득하였습니다. 솔로몬이 여호와의 제단 앞에서 온 회중을 향해 손을 펴고 하나님의 약속과 그 신실함에 대하여, 그리고 백성들의 순종으로 말미암을 축복을 바라는 기도를 올린 후에 불이 하늘에서 내려와 제물을 사르게 됩니다. 그리고 모든 백성들과 더불어 성전 낙성식을 거행합니다.
20년에 걸쳐 성전과 왕궁의 대역사를 마친 솔로몬은 영토를 확장하며 나라를 부강하게 세워갑니다. 스바의 여왕이 솔로몬을 찾아온 것을 시작으로 많은 왕들이 예물을 가지고 찾아와 그를 만나기를 원할 정도로 그의 부귀와 영화는 대단했습니다.
10~15장 왕국의 분열과 유다의 여러 왕들
솔로몬의 사후에 르호보암이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여로보암을 중심으로 한 북이스라엘 지파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하고, 왕국이 남과 북으로 분열되는 결과를 낳고야 맙니다. 남유다는 베냐민과 유다 지파가 주축이 되어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여로보암과 함께한 북이스라엘은 산당과 우상을 섬김으로 여호와를 떠나게 되었고, 이스라엘 모든 지파 중 경건한 사람들은 레위 사람들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남하하였습니다. 르호보암이 다윗의 길로 행하였던 삼년 동안 하나님이 그를 강성하게 하셨으나, 나라가 견고해지고 세력이 강해지자 그는 여호와의 율법을 버리고 이스라엘을 본받게 됩니다. 그때, 하나님은 애굽의 시삭을 들어 유다를 공격하게 하십니다.
르호보암의 뒤를 이어 유다의 왕이 된 아비야는 여로보암과의 전쟁을 치룹니다. 사십만대 팔십만이라는 절대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매일 여호와 앞에 번제를 드렸던 유다가 금송아지와 함께 전쟁에 나온 이스라엘을 물리칩니다. 이 일로 여로보암은 다시 강성하지 못하고 여호와의 치심을 입어 죽게 됩니다. 아비야를 대신하여 왕이 된 아사는 여호와 앞에 선과 정의를 행하여 이방 제단과 산당을 없애고 주상과 아세라상을 찍어버리며 여호와의 율법을 행하게 합니다. 구스 사람 세라가 백만 대군을 이끌고 유다를 공격할 때 아사는 여호와께 믿음의 고백을 합니다. “여호와여 힘이 강한 자와 약한 자 사이에는 주밖에 도와줄 이가 없사오니 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우리를 도우소서.” 하나님은 구스의 군대에서 살아남은 자가 없을 만큼 큰 승리를 주셨습니다.
역대기는 하나님 중심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에게 잘 보여 줍니다. 유다왕국을 통해 지속적으로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지켜내는 유다가 주변의 강대한 나라들과의 생존경쟁에서 어떻게 보호받고 승리하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자존심을 지켜감을 묵상하면서, 거대한 세속의 물결이 넘실대는 세상 속에서 믿음을 지켜내는 2012년 한 해의 첫 출발이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