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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2월

다양한 삶, 유일한 모범

과월호 보기 박희원 목사

역대하 16~28장
2월에 묵상할 역대하 16~28장에는 우리에게 그리 익숙하지만은 않은 이름의 여러 왕들, 즉 아사, 여호사밧, 여호람, 아하시야, 요아스, 아마샤, 웃시야, 요담, 아하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 왕들이 처했던 상황은 각각 달랐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평가를 받는 기준은 단 하나뿐입니다. 그것은 그들이 마땅히 따라야 할 모범, 즉 ‘다윗의 길, 하나님의 길로 행했는가?’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평가되는 잣대는 단 하나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따랐는가?”



16~20장 중흥기: 아사와 여호사밧
선한 왕 아사도 말년에는 신앙이 희미해졌습니다. 그러나 그의 아들 여호사밧은 아버지의 말년의 모습을 본받기보다는 그 조상 다윗의 모범을 따라 유다를 통치했고, 아버지 아사도 미처 하지 못한 신앙의 부흥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는 보다 적극적이고 내면적인 영적 부흥을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전국적으로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여호사밧이 다스리는 동안 유다는 주변 나라들이 두려워하는 강성하고 풍요로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호사밧도 심각한 잘못을 저질렀는데, 곧 북이스라엘의 아합 왕가와 사돈이 되어 국가 간 동맹관계를 맺은 것이었습니다. 비록 여호사밧이 아합과는 달리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분별하였고, 선지자의 지적에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도 가지고 있었기에 하나님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지만, 그가 뿌린 불행의 씨앗은 결국 싹이 터 자라고 말았습니다.


21~23장 암흑기: 여호람, 아하시야, 아달랴
여호람은 아버지 여호사밧에 의해 북이스라엘 왕 아합의 딸 아달랴와 정략결혼을 했습니다. 이후 그는 장인 아합의 길을 따르고 말았는데, 아달랴가 살아 있는 동안 권력을 얻기 위해 형제와 자녀들을 죽이고 우상을 숭배했으며, 결국 백성들이 영적으로 타락하는 암흑기가 펼쳐졌습니다. 남편 여호람이 죽고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아들 아하시야가 북이스라엘 왕 요람을 방문했다가 죽은 후, 아달랴는 아하시야의 아들들, 곧 자기 손자들을 다 죽이고 왕권을 찬탈하기까지 합니다. 북이스라엘 왕 아합과 혈맹을 맺은 하나의 실수로 인해 이런 천인공노할 일이 유다 왕궁에서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24~26장 미완의 개혁자들: 요아스, 아마샤, 웃시야
제사장 여호야다가 아달랴를 죽이고 요아스를 왕으로 세워 다윗 왕조를 복고함으로써 암흑기는 끝나고 희망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암흑기가 끝났다고 해서 유다가 단번에 완전한 회복을 이룬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사장 여호야다와 왕 요아스는 그동안 무너졌던 성전을 보수하는 등 유다의 종교 개혁을 진행해 나갔지만, 제사장 여호야다가 죽자 요아스가 악한 신하들의 꾐에 빠져 우상을 숭배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사악한 자의 조언을 좇았고 우상숭배를 부활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그의 박약하고 지속성 없는 성품을 알 수 있습니다. 요아스의 아들 아마샤도 처음에는 율법을 지키고 여호람 시대에 잃어버린 에돔을 다시 복속시키는 등 유다를 회복시켜 갔으나, 결국 교만함 때문에 에돔의 이방신을 숭배하였습니다. 아마샤를 이어 즉위한 웃시야 역시 출발은 좋아서 솔로몬 시대 이후 가장 번성한 유다 왕국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선왕들처럼 교만에 빠져 성공에 심취한 나머지 제사장의 권위까지 넘보았고, 이로 인해 나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27~28장 다시 침체하는 유다: 요담과 아하스
웃시야의 아들 요담은 아버지가 성전에서 나병에 걸렸던 탓인지 아예 성전 출입을 하지 않고, 그저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데에만 관심을 가졌던 왕이었습니다. 요담은 비록 악한 일을 행하지는 않았으나, 성전에 들어가지도 않고 백성들의 부패를 그냥 방관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의 아들 아하스는 하나님의 길을 떠났고, 다시 북이스라엘과 이방인들의 길을 따라 우상을 숭배하고 가증한 종교의식을 거행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북이스라엘을 사용하셔서 계속 아하스를 치셨음에도 불구하고, 아하스는 끝내 회개하기를 거부하고 더욱 죄악을 행하며 하나님께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유다의 신앙부흥은 그 아들 히스기야의 개혁 때까지 미뤄지게 됩니다.


역대기에 나타난 역사의 흥망성쇠를 살펴보면, 한 인간, 가족, 공동체, 그리고 한 나라의 운명은 결국 그들이 얼마나 바른 모범을 가지고 있으며, 그 모범에 충실히 따랐느냐에 달려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인생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모범,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얼마나 충실히 따르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이 왕들의 역사를 따라 묵상하면서 더욱 깊이 깨닫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