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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6월

영적 전투에 임한 자로서

과월호 보기 박희원 목사

우리 민족은 해마다 6월이 되면, 60여 년 전만 해도 이 땅이 내전과 살육의 현장이었고, 또한 아직도 이 땅의 내전이 끝나지 않았음을 기념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전쟁에 대해 무감각해져 가는 듯합니다. 아무래도 당장 내 눈앞의 소소한 일상들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이런 모습은 영적으로 침체해가는 그리스도인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 자체로 크고 작은 전투로 이뤄져 있는, 총칼보다도 더 위협적인 세상과의 영적 전쟁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영적으로 무뎌져 자신이 영적 전투 중에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이방인들의 걱정과 근심에 싸여 있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6월에는 요한계시록과 오바댜를 통해 영적 전투를 수행하는 자들로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되새겨보기 바랍니다.


승리의 약속은 우리에게(계 14~16장)
세상의 전쟁과 우리의 영적 전쟁의 가장 큰 차이는 그 결과를 아느냐 모르느냐입니다. 세상의 전쟁은 누가 이길지 알 수 없어서 초조함과 불안에 떨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영적 전쟁은 이미 누가 승리할 것인가가 정해져 있습니다. 비록 인간의 눈에는 세상이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최종 승리는 예수님을 따르는 교회의 것입니다. 요한계시록 14~16장은 어린양의 군대가 세상을 이기고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기에는 세상 권세를 잡은 용과 짐승들이 어린양과 그를 따르는 하나님의 백성들 앞에서 심판을 받고 멸망하는 모습이 웅장하게 드러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원하실 때처럼, 어린양을 따르지 않고 그 마음이 완악한 자들을 철저하게 심판하실 것입니다.


세상은 반드시 자멸한다(계 17~18장)
세상과의 영적 전쟁에 임할 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세상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결국 자멸한다는 사실입니다. 요한계시록 17~18장의 음녀 바벨론이란 당시의 로마 제국을 의미하고, 바벨론이 타고 있는 짐승은 로마의 정치, 종교, 문화를 의미합니다. 로마 제국과 그 문명은 지중해 전역을 지배하던 거대한 힘이었는 것에 비해 1세기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소수의 미약한 집단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어린양과 음녀 바벨론, 그 짐승의 대결은 결국 어린양의 승리로 끝납니다. 그리고 음녀 바벨론인 로마는 자기가 타고 있던 짐승에 의해 파괴됩니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상의 권세와 문화는 그 자체의 죄 때문에 파괴되어 폐허가 되고 말 것입니다.


고난 당한 자가 받을 영광(계 19~20장)
그리스도인으로서 주님 편에 서서 세상과의 전투를 감당하다 보면 고난을 당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고난을 당한 자들은 결국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초대되고, 승리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세상을 다스릴 자가 됩니다. 만왕의 왕이요 만주의 주이신 그리스도께서 사탄을 무저갱에 가두신 후, 자기를 따르던 자들에게 온 땅을 다스리도록 하실 것입니다.


승리할 교회의 영광(계 21~22장)
현실적으로 우리의 눈에 비친 교회는 소아시아 일곱 교회(계 2~3장)가 그랬던 것처럼 부족한 점도 많고, 어떤 경우에는 세상보다 못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적 전투를 감당하는 자는 교회가 아름답고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눈에 비친 모습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소아시아 일곱 교회와 같은 부족한 자들을 사용하셔서 새 하늘과 새 땅에 세워질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을 세우신다는 사실을 믿고 교회를 섬겨야 합니다.


세상의 비웃음거리가 될 때라도(오바댜)
어쩌면 지금 당장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세상에 패하여 굴욕을 당하는 것 같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패배의 이유는 바로 우리의 불순종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 앞에 비굴해져서는 안 됩니다. 교회가 굴욕을 당하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죄를 범했기 때문이지, 세상이 우리보다 낫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악인들을 사용하셔서 자기 백성을 심판하기도 하시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약 백성을 욕하고 공격하는 자들을 옳게 여기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끝까지 우리 편이 되어 주실 것이며, 언젠가 교회를 다시 세우셔서 교회를 공격했던 자들을 무릎 꿇게 하실 것임을 믿어야 합니다.
오바댜는 이런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유다가 그 자신의 범죄 때문에 바벨론에게 멸망했지만, 유다의 패망을 기뻐하고 노략질하였던 에돔이 하나님으로부터 심판을 받고 그들이 한 그대로 앙갚음을 당할 것이라고 선포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의 아침을 맞이할 때마다 우리 각자에게는 새로운 영적 전투가 시작됩니다. <날마다 솟는 샘물>로 말씀을 묵상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오늘의 전투에서 내가 이뤄야 할 임무와 사명을 제시해 주시기를 기대합시다. 내게 이 사명을 주신 주님이 이미 승리하셨음을 믿고, 영광스러운 승리를 꿈꾸며 매일의 삶을 시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