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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7월

참 기쁨(룻기·빌립보서)

과월호 보기 박희원 목사

룻기·빌립보서

더위가 절정에 달하고 휴가철이 시작되면 사람들은 산과 들과 바다를 찾아 나섭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기쁨과 평안과 즐거움입니다. 하지만 휴가를 얻고, 어떤 장소에 가서 어떤 놀이를 하는 것이 기쁨과 평안과 즐거움을 얻기 위한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실제로 기쁨과 즐거움을 찾으려다가 오히려 고통과 갈등을 가지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참 기쁨과 평안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디에 가서 무슨 놀이를 해도 기쁨을 찾기 어렵고, 참 기쁨과 평안을 아는 사람들은 자기가 처한 상황에 상관없이 즐거움과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참 기쁨과 평안은 어떤 것일까요? 하나님의 말씀은 어떤 기쁨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습니까? 이번 7월에는 구약의 룻기와 신약의 빌립보서를 통해 참 기쁨이 어디로부터 오는지에 대해서 묵상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고통을 함께하는 기쁨(룻 1~2장)
룻기는 전반부에서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함으로 얻는 기쁨에 대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오미와 오르바와 룻, 이 세 사람은 모두 남편을 잃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시모 나오미는 이미 나이가 많았지만, 자부인 오르바와 룻은 아직 젊었기에 재혼을 해서 이후의 삶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나오미는 오르바와 룻에게 돌아가 재혼을 하라고 강하게 권합니다. 이에 오르바는 떠나지만 룻은 나오미와 함께하겠다고 고집합니다. 나오미를 떠난 오르바가 나쁜 자부였던 것이 아닙니다. 다만 룻이 더 큰 은혜를 베푼 것입니다. 이렇게 시모의 고통을 함께하는 룻의 모습에 베들레헴 사람들은 감동하였고, 보아스는 자기 밭에 이삭을 주우러 온 룻에게 은혜를 베풉니다. “나를 나오미(기쁨)라고 부르지 말고 마라(괴로움)라고 부르라”고까지 했던 나오미와 함께하기로 결단한 룻, 또 그 룻을 인정하고 배려한 보아스의 인애를 통해 그곳에 큰 기쁨이 임하였습니다.


남의 짐을 대신 지는 기쁨(룻 3~4장)
우리는 또한 룻기를 통해 다른 이의 어려움을 대신 해결해 주는 것에 얼마나 큰 기쁨이 임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을 무른다”라는 말의 의미는 친척이 땅을 잃어버렸을 때에 자기가 대신 그 땅을 사서 친척에게 주고, 자손을 얻지 못한 친족에게 자녀를 낳게 해주는 것입니다. 보아스가 죽은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의 친족이었기 때문에 나오미와 룻은 그에게 기업을 물러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사실 이는 그 당시 사람들에게도 부담스러운 일이었고, 더욱이 보아스는 룻의 시아비인 엘리멜렉과 가장 가까운 친족도 아니었기에 피할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보아스는 그 땅을 기꺼이 무르고, 그 자손을 낳을 수 있도록 룻을 아내로 맞아들이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남의 짐을 대신 지는 은혜를 베푼 보아스를 통해서 룻은 축복 가운데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를 통해 나오미는 손자를 품에 안는 상상할 수도 없던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기쁨은 그 가족들에게만 임한 것이 아니라 그 후손 중에 다윗 왕, 즉 이스라엘 전체를 구원하는 왕이 나게 됨으로써 전 민족의 기쁨이 되었습니다.


고난이 막을 수 없는 기쁨(빌 1~2장)
빌립보서는 ‘기쁨의 서신’이라고도 불립니다. 그러나 사실 바울은 편지를 쓸 당시 로마에 갇혀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시각으로 볼 때 바울은 전혀 기쁨을 찾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자기가 갇힌 것 때문에 오히려 복음이 더 전파되고 있다며 기뻐할 뿐 아니라, 순교를 하게 되면 주님과 함께 있을 수 있을 테니 기쁘고, 만약 자유를 얻는다면 사랑하는 빌립보교회의 형제들을 다시 만날 수 있으니 기쁘다고 고백합니다.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든지 간에 기뻐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이 아닌 주님의 기쁨(빌 3~4장)
바울은 기쁨을 말하면서도 당시의 기득권자들이었던 율법주의자들을 멀리하라고 가르칩니다. 정통 유대인, 바리새인이었던 바울은 유대인 사회에서는 기득권자였고 엘리트였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그 모든 것을 다 해와 배설물로 여긴다고 고백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의 기쁨은 그런 세상의 힘이나 번영이나 지위에 의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통해 얻는 것입니다. 바울은 푯대를 향하여 달음질하는 기쁨, 주 안에서 형제와 자매들이 사랑하고 같은 마음을 품는 것을 통한 기쁨, 힘든 세상 가운데에서라도 오직 기도와 간구를 통해 얻어지는 하나님의 평강을 누리라고 가르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새 생명을 얻은 사람들은 세상이 이해할 수 없는 기쁨의 근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기쁨은 주님을 따르는 것이고, 그 근원은 주님의 말씀입니다.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고 그 뜻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기쁘고, 기도의 자리가 가장 즐거운 자리이며, 주님의 말씀이 세상의 어떤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날마다 솟는 샘물>과 함께 주님의 말씀으로 진리를 기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