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박희원 목사
세상은 늘 정치와 권력에 관심을 갖고 그에 관련된 이슈들을 쏟아냅니다.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나라의 권력 문제에 대해서 무관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리들은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벧전 2:9) 입니다. 역사상 흥망성쇠를 거듭했던 수많은 권력자들은 모두 하나님의 손에 의해서 세워지며 버려져 왔는데,
그 가운데 오직 하나님의 통치를 이 땅에 바로 세우려는 자만이 하나님의 손에 의해 세워지고 쓰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이스라엘 왕정의 시초를 살펴봄으로써 이스라엘의 왕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 한 분이심을 온전히 고백하는 자만이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격을 얻을 수 있었음을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하나님의 영으로 세워지는 왕(삼상 10~11장)
하나님은 사울을 왕으로 세우셨습니다. 이스라엘의 왕은 오직 하나님의 영이 임해 세워집니다. 사울은 사무엘로부터 기름 부음을 받은 후, 하나님의 영이 크게 임해 선지자들 사이에서 예언을 했습니다. 이후 암몬의 나하스가 길르앗을 침공했을 때에도 역시 하나님의 영이 그에게 크게 임하여 이스라엘을 이끌고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왕의 지위를 확고하게 했습니다. 이처럼 이스라엘의 왕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과 부어 주시는 능력을 통해 세워집니다.
여호와가 이스라엘의 왕이다(삼상 12장)
사울이 암몬과의 전쟁을 통해서 왕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세우자 하나님은 사무엘을 통해 근본적으로 이스라엘에는 인간 왕이 아니라 하나님이 참 왕이심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치셨습니다. 비록 하나님은 왕을 요구하는 백성들의 목소리를 묵살하지 않으시고 사울을 왕으로 삼으셨지만, 이스라엘의 평화는 인간 왕의 지도력이 아니라 왕과 백성이 오직 여호와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스라엘의 왕위는 사람들로부터 ‘왕’이라는 칭호를 부여받는 자가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만이 참되고도 궁극적인 왕이심을 인정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삼상 13~14장)
안타깝게도 초대 왕 사울은 하나님의 왕권을 철저히 신뢰하기보다는 이방의 왕들이 하는 행위를 모방합니다. 이방 나라들처럼 상비군을 조직하고, 군대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도구로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를 사용하는 모습은 사울이 하나님을 참 왕으로 인정하기보다는 자신의 왕위 유지에 더 큰 관심을 보였음을 알게 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엘리 때처럼 전쟁에서 패배하게 하지는 않으셨는데, 이는 사울의 아들 요나단이 ‘전쟁은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철저히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울은 상비군을 조직하고 제사를 통해 백성들의 사기를 진작함으로써 군대를 강화하여 승리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 쓸데없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철저히 하나님을 믿는 단 두 사람을 사용하셔서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주셨습니다. 정작 왕이었던 사울이 내린 명령들은 승리에 방해가 될 뿐이었습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삼상 15장)
사울은 계속 군대를 강화했고, 이방 민족들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아마도 많은 전리품으로 국고를 늘려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아말렉을 완전히 진멸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합니다. 세상의 부국강병 원칙에 의하면 전쟁에 이겼을 때 좋은 것들을 전리품으로 가져오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는 이스라엘의 왕이 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사무엘서 전체의 중요한 주제인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라는 메시지가 선포됩니다. 여호와가 이스라엘의 왕이심을 인정하는 자는 그 목소리를 듣고 따라야 합니다. 결국 하나님의 목소리를 청종하지 않았던 사울에게서 하나님의 영은 떠나갑니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삼상 16장)
하나님께서는 사울을 버리시고 다윗을 왕으로 세우시는데, 여기에서도 “하나님은 외모가 아니라 중심을 보신다”는 중요한 주제가 드러납니다. 다윗은 사람의 기준이 아니라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의 기준에 합당했고, 결국 왕으로 선택되었습니다. 아직 사울이 이스라엘의 왕좌에 앉아 있었지만, 그에게 임한 악령을 쫓아내는 권세는 다윗에게 주어짐으로써 실질적인 이스라엘의 통치는 다윗에 의해 이뤄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자는 예배 의식이나 종교적 행위를 잘 행하는 자가 아니라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자이며, 겉으로 보기에 갖추어진 사람이 아니라 그 중심이 하나님을 향한 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감당할만한 자가 되기 위하여 이번 10월도 <날마다 솟는 샘물>과 함께 하나님의 은혜를 말씀 가운데 체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