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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2월

고난 받는 종, 우리의 구원자 예수

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마가복음은 로마에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쓰여진 책입니다. 당시의 황제 네로는 로마 대화재의 책임을 그리스도인들에게 돌릴 속셈으로 대대적인 박해를 가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로마 교회의 지도자였던 베드로는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가’를 확고히 가르쳐 줄 필요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가복음은 그들을 위해 고난의 종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그분의 행하심을 중심으로 간결하게 그립니다. 이것은 이론보다 행동을 강조하던 로마인들에게 강한 영향을 주었음이 틀림없습니다.

 

1장에서 저자 마가는 예수님의 탄생과 어린 시절의 기록을 생략한 채,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는 아주 짧고 인상적인 선포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세례 요한의 소개로 시작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은 그 출발부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죄도 없으신 분이 세례 요한에게 죄 사함의 세례를 받으셨고,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셨다는 것은 성육신만큼이나 겸손과 고난의 극치를 보여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사역을 시작하시며 외치신 첫 말씀은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였습니다. 비록 세상의 악한 왕이 박해를 가하고 있지만 하나님 나라가 임박했다는 소망의 메시지입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갈릴리 어부 출신들로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영광스러운 하나님 나라의 일꾼들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더불어 전파하시고, 가르치시고, 고치시는 사역을 감당하십니다. 그러나 이 바쁜 사역의 와중에도 새벽 미명에 한적한 곳으로 나아가 기도하시는 주님의 모습은 신선한 도전으로 다가옵니다.

 

2장에서 예수님은 나병 환자에게 “네 죄 사함을 받았다”고 선언하신 후 병을 고치심으로 인자이신 예수님이 죄 사하는 권세를 가지신 하나님의 아들임을 분명하게 밝히십니다. 또한 예수님은 안식일의 주인이 되십니다. 그러나 그 예수님을 따르는 자들은 밀밭을 지나며 이삭을 잘라 먹어야 할 만큼 주리고 힘든 여정을 걸어가야 했습니다.

 

3장은 예수님의 열두 제자를 소개합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따르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 가운데 예수님이 열두 명을 한 사람 한 사람 호명하시면서 제자로 부르시는 장면을 상상해 보십시오. 이렇게 조직이 형성되고 사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비난과 반대의 목소리도 점점 높아져 갑니다.

 

4장은 마가복음 안에서 예수님의 비유가 유일하게 소개된 곳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비유에 담아 가르치기를 즐겨 하셨습니다. 이사야의 예언처럼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외인들은 깨닫지 못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땅에 떨어진 씨의 비유, 등경 위의 등불 비유, 자라나는 씨 비유, 겨자씨 비유 등 4가지 비유를 소개한 후 예수님이 바람과 바다를 명하여 순종하게 하는 능력의 하나님이심을 보여 줍니다.

 

5장에서도 여전히 예수님은 능력을 행하시고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거라사 지방에서 만난 군대귀신 들린 사람을 고치시며, 한 영혼이 2천 마리가 넘는 돼지 떼보다 훨씬 소중함을 일깨워 주십니다. 그러나 너무나도 세속적인 거라사 사람들은 예수님이 자기들의 마을에서 떠나시기를 종용합니다.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오신 예수님은 두 여인을 고치십니다. 당시 회당장이었던 야이로의 죽은 딸을 살리시고, 열두 해를 혈루병으로 앓던 여인을 고치십니다. 큰 믿음을 가졌든 작은 믿음을 가졌든 예수님께로 나오기만 하면 능력의 실체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예수님이 혈루증 여인을 고치시면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선포하시는 장면은 그분이 우리의 구원자이심을 강력하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6장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고향에서 배척받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수많은 병자를 고치시고, 죽은 자를 일으키신 예수님이셨지만 고향 사람들의 편견과 선입견 앞에선 그 능력의 손을 움츠리실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이 일 후에 ‘모든 촌’을 두루 다니셨다는 말씀과 열두 제자를 파송하셨다는 말씀이 이어진 것을 연결해서 읽어 보면 의미가 새롭습니다.
세례 요한의 죽음 기사가 갑자기 끼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예수님에 대한 소문이 퍼져 갈수록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5천 명을 먹이시고, 물 위를 걸으시면서 자신을 따르는 모든 사람을 향해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 말라”고 선포하십니다.


1월 느헤미야를 통해 재건과 부흥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간 성도들이, 마가복음을 통해 제자로서의 삶을 도전받는다는 것은 시의적절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겨우내 움츠렸던 다양한 훈련과 사역이 2월 들어 새롭게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마가복음과 함께 떠나는 믿음의 여행은 레이 프리차드의 말처럼 “가장 위험한 도전이지만 가장 확실한 모험”이 될 것입니다. 매일 새벽마다 마가복음을 펼칠 때, 우리의 삶 가장 가까운 곳에 함께하시는 능력의 주님을 경험할 수 있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