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창세기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독특하고도 확고한 책입니다. 신화도 아니고, 과학적 가설도 아닙니다. 이것은 대선언이며, 인간과 우주의 기원, 죄의 발생과 그 결과로 초래된 재앙들, 그리고 하나님의 구원계획의 시작이라는 거대한 담론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인류역사의 대전제이며, 신구약성경의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모든 믿는 자들의 신앙의 근원이 됩니다. 한편으론 많은 사람들에게 기독교적 신앙을 가질 수없도록 만든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태초에(베레쉬트-in the beginning)”이란 단어로 시작하는 창세기는 모세에 의해 기록된 모세 오경 중 첫 번째 책이기도 합니다. 본 서의 묵상을 통해 우리 신앙의 기본을 바로 세우고, 다시 한번 힘있게 출발하는 은혜를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장 1절의 ‘창조하다’라는 동사는 오직 성경 속에서 하나님만을 주어로 해서 사용됩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무에서 유에로의 창조이며, 무질서에서 질서로의 창조이기도 합니다. 또한 새롭고 완벽한 창조입니다. 첫 번째 두 절 사이에 얼마만큼의 시간 간극이 존재하는지 알 수 없지만, 첫째 날 빛을 창조하신 후에 엿새 동안 모든 만물을 차례대로 질서 있게 창조해 나가십니다. 첫째 날과 넷째 날이 연결되듯 나머지도 멋지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창조의 절정은 사람의 창조입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후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하십니다.
2장 사람의 창조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심으로 생령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러곤 에덴동산을 창설하시고 그곳에서 살도록 하신 후에 아담과 더불어 언약을 체결하십니다. 왜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하셨을까요? 아담은 이 약속을 자신의 의지로 지킴으로 완벽한 인격적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독처하는 아담을 위해 돕는 배필, 하와를 짝지어 주십니다.
3장 평화만 가득하던 동산에 죄가 들어옵니다. 뱀의 유혹은 새빨간 거짓말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부분적인 진리는 거짓을 위장하는 수단일 뿐입니다. 하와도 정확하게 말씀을 기억하지 못했기에 유혹에 넘어갔습니다. 범죄한 아담 부부는 하나님의 낯을 피해 숨습니다.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영적인 죽음입니다. 죄의 대가로 땅도 사람도 저주를 받게 되었지만, 하나님은 “여자의 후손”(15절)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라는 약속과 함께 가죽옷을 입혀 주십니다.
4~5장 죄는 전염성이 강합니다. 아담의 두 아들, 가인과 아벨 사이에 일어난 살인 사건은 죄악의 심각성을 잘 보여 줍니다. 단순히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신 것은 아닙니다. 가인과 그의 삶이 하나님께 열납되지 못했던 것입니다. 시기와 분함으로 동생을 죽인 가인은 에덴의 동편으로 떠나서 유리하는 인생을 살게 됩니다. 오늘도 수많은 가인의 후예들이 에덴의 언저리를 떠돌며 유리방황하는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아벨 대신 셋을 통해 계보를 이어가 노아까지 이르도록 하십니다.
6~8장 노아의 때는 죄악이 관영하여 하나님이 사람을 지으셨음을 한탄하십니다. 하나님은 당대의 의인이요 하나님과 동행하던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게 하신 후에, 물로 세상을 멸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사십 주야 동안 계속된 홍수는 땅의 샘들이 터지고, 하늘의 창문이 열려 온 땅을 뒤덮고 지구의 환경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습니다. 죄악으로 인한 심판입니다. 추위와 더위가 생겨난 것(8:22)은 궁창의 물이 쏟아져 버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심판의 와중에도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9~11장 노아 홍수 후에 하나님은 무지개 언약을 통해 다시는 물로 세상을 심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십니다. 홍수로 인해 열매맺는 나무들이 죽어 버렸기에 동물과 채소를 먹을 수 있도록 허락하십니다. 노아의 세 아들 중 둘째 함이 아비의 수치를 드러냅니다. 이 사건은 세가지 인종의 시작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 가나안의 관계를 설정해 줍니다. 구약성경을 관통하는 복과 저주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노아 후손의 계보가 소개된 뒤에 바벨탑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