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14년 07월

하나님의 승리 공식

과월호 보기 박희원 목사

이 세상은 하나님의 영광을 막으려는 죄와 사망 권세의 도발이 끊이지 않는 영적 전쟁터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 가운데 자신을 드러내시고 자신을 알리십니다.
반면 사망 권세는 하나님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아예 하나님을 알지 못하게 합니다. 하나님과 그분의 진리를 알게 하느냐 거부하게 하느냐, 이것이 영적 전투의 핵심입니다. 
계속되는 영적 전투로 인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고통과 피로를 느끼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뻐할 수 있는 이유는, 결국 하나님께서 승리하실 것임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홍해를 건너기 전까지의 이야기는 하나님과 그 대적 사이에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보여 줍니다. 특히 출애굽기 본문의 이야기 가운데 주어진 질문들은 중요한 메시지와 핵심부를 드러냅니다.


어찌하여 살렸느냐?(1:1~2:10)
출애굽기는 이스라엘의 번성(1:7)과 요셉을 알지 못하는 왕(1:8) 사이의 갈등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왕은 이스라엘의 번성을 두려워해 힘든 일을 시키며 학대하지만 오히려 이스라엘은 더욱 번성합니다(1:12). 바로는 결국 산파들에게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죽이라”는 극악무도한 명령까지 내립니다. 그러나 산파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해 아들이 태어나도 죽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바로는 “너희가 어찌하여 남자 아기들을 살렸느냐?”(1:18)며 산파들을 질책합니다.
그런데 바로의 이 질책은 결국 자신의 딸을 향한 것이 되고 맙니다. 그의 딸로부터 모세가 나일 강에서 건짐을 받아 바로의 손자가 되고, 이후 출애굽을 주도할 지도자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리암이 바로의 딸에게 한 “아기에게 젖을 먹이게 하리이까?”(2:8)라는 질문은 결국 바로의 명령을 거역하겠느냐는 질문입니다. 바로가 학대할수록 이스라엘은 더욱 번성했던 것처럼, 그의 반인륜적 명령은 자신의 딸에 의해 거부됐고, 미래에 출애굽을 주도할 지도자를 자신의 손자로 양육하는 결과만을 낳습니다(2:1~10).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백성을 핍박하는 자들을 도구로 사용하셔서 오히려 자신의 백성을 번성하게 하며 강하게 하시고, 결국 그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는 자로 훈련하십니다.

누가 너를 세웠느냐?(2:11~25)
모세는 왕궁에서 자신의 백성 이스라엘을 사랑하는 자로 성장했습니다. 아마도 이미 이스라엘의 구원자가 되려는 사명감을 소유하고 있었기에 동족을 때린 애굽인을 죽이기까지 했을 것입니다(2:11~12). 그러나 정작 그에게 돌아온 동포의 질문은 “누가 너를 우리를 다스리는 자와 재판관으로 삼았느냐?”(2:14)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미디안 광야로 도망한 모세는 거기서 르우엘의 딸들을 도운 것을 계기로 그의 사위가 돼 목자로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2:15~21). 르우엘은 모세를 만나기 전에 딸들에게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2:20)고 묻습니다. 이는 모세의 신분이 애굽의 왕자에서 목자로 바뀌었음을, 정해진 장소(땅)를 소유하지 못하고 타국에서 나그네가 됐음을 보여 줍니다(2:22).
하나님의 구원은 반드시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뤄집니다. 모세가 왕족으로서의 지위와 힘을 가지고 백성을 구원하려 했던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싸우는 자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이름을 내세우는 자, 하나님께서 세우시고, 그분이 있게 하시는 곳에 서 있는 자가 영적 전쟁에 합당합니다.

내가 누구이기에?(3장)
모세는 호렙 산에서 하나님을 만나 이스라엘을 구원하라는 사명을 받았지만, 그에 대해 “내가 누구이기에?”라는 질문을 던지며 반론을 펼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시고, 다만 “내가 함께하겠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셨습니다(3:11~12).
이에 모세는 “당신의 이름을 무엇이라고 말하리이까?”(3:13)라고 묻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스스로 있는 자”(I am who I am)라고 자신을 소개하십니다(3:14).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이름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것을 명확하게 드러내시고, 계속해서 그 이름을 앞세워 그들을 어떻게 구원하실지 모세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십니다(3:16~22).
영적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인지가 아닙니다. 내 이름과 지위, 능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누구시냐는 것이고, 그분이 나와 함께하시느냐의 여부입니다. 모세는 호렙 산에서 이 사실을 배우고 있습니다.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냐?(4장)
모세는 하나님의 이름을 알았고, 그분의 구원 계획까지 알게 됐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다시 사명을 거부합니다(4:1). 이런 모세에게 하나님은 지팡이가 뱀이 되게 하는 등의 이적을 행할 능력을 주시지만(4:2~9) 모세는 말을 잘하지 못한다며 자신 없어합니다(4:10).
이에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냐?”(4:11)고 질문하십니다. 이는 이 싸움이 결코 사람의 능력에 속한 것이 아님을 확증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럼에도 모세는 ‘보낼 만한 자’(4:13)를 보내라는 말로 거부하는데, 하나님은 모세에게 아론을 붙여 주셔서 결국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게 하십니다(4:16).
애굽으로 가는 길에 하나님께서 모세를 죽이려 하셔서 아내 십보라가 아들 게르솜에게 할례를 행한 사건(4:24~26)이 발생합니다. 이는 모세가 이전 생활과는 완전히 결별하고 하나님 앞에서 정결한 자로 살아가게 됐음을 보여 줍니다. 이제 모세는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여호와가 누구이기에?(5장)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바로는 모세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바로는 “여호와가 누구이기에?”(5:2)라는 질문을 던지며 오히려 이스라엘의 노역을 더욱 무겁게 했습니다. 이처럼 상황이 더욱 나빠지자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와 아론을 원망했고, 모세도 이스라엘의 기록원들이 바로에게 했던 질문과 비슷한 질문을 하나님께 합니다. “주여, 어찌하여 이 백성이 학대를 당하게 하셨나이까? 어찌하여 나를 보내셨나이까?”(5:22)
우리에게 주어진 영적 전투에서 우리도 이런 질문을 합니다. “어찌하여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학대를 당하게 하십니까? 왜 나를 이곳에 세우셨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이에 대한 대답을 이어가십니다.

내가 여호와인 줄 알리라(6:1~7:7)
하나님께서 백성에게 고난을 받게 하시는 이유는 세상이 “내가 여호와인줄 알게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여호와가 누구냐?”라는 바로의 망언과 모세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본격적인 실력 행사에 나섭니다. 하나님께서는 “나는 여호와라”로 시작하고 끝나는 웅장한 선언문 가운데(6:2~8)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리라”(6:7)고 선포하십니다. 그리고 다시 모세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러나 현실은 ‘아무도 듣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스라엘도, 바로도 모세의 말을 듣지 않고, 모세 자신마저 입이 둔합니다(6:12).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다시 모세와 아론을 바로에게 보내시는데, 이때 모세와 아론의 계보가 소개됩니다(6:14~27). 성경에서는 중요한 사람이 등장하기 전에 그의 족보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창세기, 마태복음). 이제 모세는 엄청난 지위를 얻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지위는 놀랍게도 ‘신’(神), ‘엘로힘’이었습니다(7:1). 이는 이미 계획된 것이었습니다(4:16). 하나님은 ‘태양신의 아들’을 자칭하던 바로 앞에 목자의 지팡이를 든 ‘신’을 세우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애굽 사람이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7:5)고 선포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 백성의 사명이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는 이유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권능이니이다(7:8~8:32)
표적을 보고도 모세의 말을 듣지 않던 바로 앞에 나일 강이 피로 변하고, 거기서 개구리가 나와 온 나라에 들끓으며, 온 땅의 티끌이 이가 되는 재앙이 펼쳐집니다. 애굽의 술객들도 결국 ‘하나님의 권능’(8:19)임을 인정했지만 바로는 하나님 앞에 굴복하지 않아, 다시 하나님께서 파리로 온 땅을 치시는 권능을 보이십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은 나일 강과 그 땅을 치시며 그들이 섬기는 신들이 헛된 우상임을 철저히 보여 주시고, 이스라엘을 학대했던 애굽인들에게 보복하시며 참 신이 누구인지를 백일하에 드러내십니다. 바로가 하나님 앞에 굴복하지 않는 한, 재앙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영적 전투를 경험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이 세상 가운데 우리를 통해 하나님이 누구시며, 무엇이 참 생명인지 드러내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진리를 알면 자유를 얻으며(요 8:32), 죽음의 권세로부터 해방되기에(롬 8:21) 하나님의 손에 붙잡힌 우리는 고난에도 불구하고 그 진리를 선포합니다. <날마다 솟는 샘물>과 함께 매일의 영적 전투 현장에서 내가 누구인지에 상관없이,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