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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

포기하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

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총 66장으로 구성된 이사야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반부인 1~39장은 심판과 언약을, 후반부인 40장부터는 회복과 성취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사야를 신구약 성경의 축소판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잘 관찰하고 묵상해 보면 전반부와 후반부의 내용이 결코 상반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겉으론 심판을 선포하는 것 같지만, 한 꺼풀을 벗겨서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기 백성이 옳은 길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사랑이 숨겨져 있습니다.

 

29장 아리엘은 예루살렘의 옛 별명으로, 하나님의 징계 대상이었습니다. 목이 곧고 귀가 둔하여 입술로는 하나님을 공경하나 마음이 떠난 백성이었기에 화를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겸손하고 가난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엎드리면, 부끄러움을 벗어버리게 하시고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로 즐거워하게 하실 것입니다.

 

30~31장 애굽이란 강대국의 그늘에 피하려는 패역함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고 은혜와 긍휼을 베풀기 위해 기다리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애굽이 지는 해라면, 떠오르는 해인 강대국 앗수르를 쳐서 낙담케 하시는 분이 하나님입니다. 유황 개천 같은 여호와의 호흡이 한번 불면 땅의 모든 것이 불타 없어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대국을 찾아 의지하려는 이스라엘의 어리석음을 통해 나의 완악함을 봅니다.

 

32장 공평과 정의로 다스릴 왕이 임하시면 모든 일이 바르게 자리 잡을 것입니다. 악한 자는 악한 계획을 여전히 세우겠지만, 존귀한 자는 존귀한 일에 서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안일하고 염려 없는 여인들의 세상식 계산법입니다. 그들은 1년 남짓 지나면 포도의 소출이 끊기고 열매를 따지 못하는 날이 온다고 해도 가슴 치며 회개하기는커녕 오늘을 즐기고 안일하게 지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둔함으로 가득한 우리의 모습이며, 세상적인 단잠이라 하겠습니다.

 

33~34장 예루살렘의 약탈자인 앗수르와 열방에 임할 화가 선포됩니다. 참으로 여호와를 두려워하며 그분께 은혜를 구하는 것은 보배로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주님은 아침마다 우리의 팔이 되시며, 환난 때에 우리의 구원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로 높은 곳에 거하게 하시며, 견고한 바위와 요새가 되셔서 물과 양식을 공급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중에 거하시면 바로 그곳이 시온입니다. 하나님이 보복하시는 날, 모든 원수는 포도나무 잎이 마름같이 사라질 것입니다.

 

35장 회복될 시온을 향한 거룩한 길이 열릴 것입니다. 메마른 땅이 백합화처럼 피어오르겠고, 저는 자는 사슴처럼 뛸 것입니다. 광야에서 물이 솟아나며, 사막엔 시내가 흐를 것입니다. 주께 구속받은 백성들이 노래하며 시온에 이를 때에, 슬픔과 탄식은 사라지고 영원한 희락과 기쁨이 그 머리 위에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소망의 궁극적인 이유입니다.

 

36~37장 하나님을 의지할 때 얼마나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건이 나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허공을 울리는 메아리가 아닙니다. 반드시 성취될 수밖에 없는 참된 능력의 말씀입니다. 히스기야 왕 때 앗수르 왕 산헤립이 침략해 유다의 견고한 성읍들을 에워쌉니다. 풍전등화 같은 위기의 순간에 히스기야는 믿음으로 하나님을 선택합니다. 왕복을 찢고 베옷을 입고 여호와의 전으로 나아간 히스기야에게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앗수르가 예루살렘을 향해 화살 하나 쏘지 못하고 물러갈 것임을 알려 주십니다.

 

38~39장 승리의 순간도 잠시, 히스기야는 병들어 죽게 됩니다. 이때 그는 하나님을 향한 놀라운 믿음으로 눈물의 기도를 올립니다. 하나님이 그 눈물을 보시고 생명을 15년 더 연장해 주시며, 해 그림자가 10도 뒤로 물러가는 기적으로 그 약속을 확증해 주십니다. 그러나 히스기야는 덤으로 받은 15년의 세월 속에서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고 맙니다. 기도 응답을 받았다는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도 응답을 받고 나서 어떻게 사느냐가 더욱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하나님은 온 우주 만물을 통치하는 전능자이시면서, 한 사람이 흘리는 눈물 한 방울에도 마음 아파하는 인격자이십니다. 그러므로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인생의 짐을 주님의 어깨에 맡기시길 바랍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지극한 사랑의 대상이었습니다. 세상에는 강대하고 화려한 민족들이 많이 있었지만, 하나님은 유독 이스라엘을 향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끊임없이 쏟아 부으셨습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이 무지하고 완악하여 그 마음을 몰라주니,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운지요. 혹시 이것이 내 신앙의 현주소는 아닌지 조심스럽게 말씀의 거울에 나를 비추어 봅니다. 가을이 시작되는 문턱에서 말씀으로 자신의 내면을 조명해 보는 귀한 은혜가 있으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