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예언서 이사야는 성경의 축소판일 뿐만 아니라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택함 받은 이스라엘 백성이 방황과 타락을 반복하다가 많은 세월을 허비한 후 결국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백성으로 일어서게 됩니다. 이것은 젊은 날 인간적인 자신감과 패기로 가득 차 시행착오를 거듭했던 우리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달에는 이사야 본문의 결론에 해당하는 말씀으로 장차 임할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묵상하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기대와 상관없이 살아갔던 이스라엘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신 하나님의 열심을 발견할 것입니다. 바로 이 사랑이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54장 이스라엘은 잉태하지 못하는 여인과 비슷했습니다. 고대 근동에서 불임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수치와 고통을 준 죄악의 심판을 끝내시고 영원한 자비로 그들을 긍휼히 여기시리라 약속하십니다. 노아의 홍수 심판 후에 무지개를 약속의 증거로 주셨듯이 말입니다. 산이 흔들려도 하나님의 신실하신 약속은 흔들리지 않고 견고할 것입니다. 모든 것을 창조하신, 생명의 원천이신 하나님이 우리의 신실한 남편 되심에 감사합시다.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붙들 수 있는 유일한 소망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입니다.
55~56장 이 약속의 말씀에 의지하여 주께 나와 구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고 영혼이 기름진 것으로 배부를 것입니다. 인간의 생각보다 높고 깊은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자들에게 하나님은 결코 헛되지 않을 인생을 보장해 주십니다. 그러므로 참된 형통은 하나님이 이끄시는 길을 걷는 것입니다. 이 복은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누구든지, 얼마든지 베풀어 주시는 다함없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하지 못하는 우리의 불신앙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57~58장 우상을 섬기는 자들의 열심이 특심합니다. 모든 산과 골짜기마다 제단을 쌓고, 자식을 제물로 바치기 위해 피 흘리기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자들입니다. 먼 길을 오가면서도 피곤한 줄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열광적인 종교 행위가 아닙니다. 통회하는 심령과 겸손한 마음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사람들을 소생시키시고 평강의 평강으로 덧입혀 주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구체적인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 종교 행위 그 자체만으로는 하나님을 감동시킬 수 없습니다.
59~60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백성들은 죄악 된 길에서 돌이키지 않음을 하나님이 안타까워하십니다. 하나님이 백성들의 기도를 듣지 않으시는 이유는 바로 죄악 때문입니다. 돌이키지 않는 것은 그분을 속이는 것이고, 배반하는 일이 되고 맙니다. 그러나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그 자리를 떠나는 자에게 여호와의 영광이 임할 것입니다. 일어나 빛을 발하는 인생이 됩니다. 그렇게 구해도 아침 안개처럼 사라질 뿐이었던 재물과 명예와 영광이 그에게로 몰려올 것입니다. 한 사람이 천 명을 당하고,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루는 역사는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61~62장 이 놀라운 구원의 소식을 만방에 전하는 자의 발걸음은 아름답습니다. 여호와의 영이 임하면 오래 황폐했던 성읍들이 중수되며, 모든 열방에 여호와의 영광을 나타낼 의의 나무들이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다시 제사장 나라라 일컬음을 받게 되어 영원한 기쁨을 맛볼 것입니다. 닫혔던 성문들이 활짝 열리고 수많은 백성이 여호와의 영광을 땅 끝까지 선포하며 나아갈 것입니다. 이 소망이 절망을 이기는 우리의 힘입니다.
63~64장 이방 대적을 향한 맹렬한 심판 속에서도 이스라엘에게는 은총을 베푸시며 계속해서 구원자가 되어 주십니다. 그러나 문제는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이 사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결국 하나님이 친히 강림하셔서 산들을 진동케 하시며 사람들을 주 앞에서 떨게 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예전에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깨닫고 돌이키지 않는 우리의 우매함과 무지함 때문입니다.
65~66장 기이한 일들을 눈앞에서 보면서도 여전히 하나님의 이름을 찾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종일 손을 펼쳐서 그 패역한 백성들을 부르시며, 포기하지 않는 열심으로 그 백성들을 붙드십니다. 그리고 새 하늘과 새 땅이 펼쳐지는 날, 고통과 슬픔과 해함 없는 그곳에서 구원받은 모든 백성이 하나님을 영원히 예배하는 기쁨과 영광을 누리게 하실 것입니다.
다섯 달에 걸친 이사야 묵상을 마무리합니다. 꽤 힘들고 무거웠던 주제로 쉼 없이 묵상을 이어온 것만으로도 큰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과는 차원이 다른 구원 계획을 세우시고, 궁극적인 결론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십니다. 우준한 우리가 하나님의 섭리를 무시한 채, 자신의 고집대로 살아가면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과 열심이 우리의 완고함보다 크고 강하기에 결국 약속을 이루시며 승리하실 것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로서 일어나 그분의 빛을 발하는 우리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