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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이들은 모두 유치원을 다니지 않았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에게 피아노 학원을 보낸 일은 있지만 공부를 시킬 목적으로 학원을 보내거나 과외 공부를 하게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래도 유치원을 다닌 아이들이나 학원에 나가 공부한 아이들, 따로 과외 공부를 한 아이들보다 우리 아이들이 학업 성취도가 높았고 공부를 더 잘했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말을 하기 시작할 때쯤이면 성경 말씀을 따라 하게 했고, 글을 읽기 시작할 때쯤이면 성경 말씀을 직접 쓰게 했다. 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집에서 열심히 가르쳤고, 학교 들어가서는 학교 교육에 충실했다. 인터넷을 통해 진행되는 EBS 강의는 우리 아이들의 훌륭한 선생님이었다. EBS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집에 앉아 무료로 과외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셈이다.
아이들은 교육에 관한 우리 부부의 유별난 방식을 잘 따라 주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과 조용하거나 쾌적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걸쳐 우리 아이들은 모두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모범생으로 성장했다. 게다가 운동이나 특별활동 등에서 아이들이 두각을 나타내 다양한 상들을 타 오다 보니 어느덧 내 서재는 상장 창고처럼 변해 버리고 말았다.
이런 일들이 어찌 우리 부부의 바람만으로 가능했겠는가!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과외 공부를 시키지 않고 학원을 보내지 않은 것은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학원을 가고 과외 공부를 해야만 성적이 올라가고 그렇지 않으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면 아이들은 하나님이나 부모를 믿기보다는 경제적인 능력과 환경적 조건을 더 믿고 의지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아이들을 위하는 일이 아니라 망치는 일이다.
어렸을 때부터 자녀들을 신앙 교육과 인성 교육을 통해 올바른 인격과 품성을 가진 아이들로 잘 키워 놓는다면 어른이 되어 자기 스스로도 얼마든지 더 좋은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난 자신도 고등학교 때부터 고학으로 공부를 한 경험이 있다. 그때 내가 대학원 공부까지 마치고 목사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모두 다 하나님이 인도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