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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그 자리에서 결단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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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남 강서군 반석면에서 태어난 고당 조만식 선생은 일찍이 부모님이 평양으로 터전을 옮겨 큰 장사를 했다고 한다.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것이다.
열다섯 살 때까지 서당에 다니며 글씨도 잘 쓰고 한문에도 능했으나 그 후로 아버지를 도와 장삿길에 들어서면서 돈깨나 만지는 젊은이들과 어울려 술과 도박 등 방탕한 생활에 빠졌다. 당시 평양 사회의 신흥 부잣집 아들들과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그를 부르셨다. 어느 날 한 청년이 조만식을 찾아와 사뭇 진지한 이야기를 화제에 올렸다. “지금 우리 민족과 나라의 형편이 어떻게 되어 가는 줄 아는가? 우리나라의 운명이 이대로 가다가는 망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했는데, 왜 모르는가? 나라가 망해 가는데 우리가 돈만 모은다고 잘살겠는가?”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조만식도 걱정이 되었다. “그럼 어떡하면 좋은고?”
하나님이 이 청년을 보내신 것이 분명한 이유가 바로 이 대목 때문이다.
“우리가 이런 때 정신을 차려 새사람이 되어야 하네. 생활을 바르게 하고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우선 나부터 옳게 산 뒤 다른 청년들도 옳게 살도록 하는 운동을 해야 될 때라고 생각하네. 그 길은 하나밖에 없어. 새사람이 되는 것이네. 새사람이 되려면 예수를 믿어야 하네. 예수를 믿으면 술을 좋아하던 사람이 술을 끊고 도박꾼이 도박을 끊고 기생집에 드나들던 사람이 신실해져서 새사람이 되더군. 새사람이 되어 나도 살고 민족도 살리는 운동을 해야 하네.”
그 말을 들은 청년 조만식은 마음에 깊은 감명을 받고 그 자리에서 결단을 했다. “그래! 자네 말이 맞네. 나부터 생활을 바꿔야겠네. 예수를 믿어야겠어!”
이 이야기를 떠올릴 때마다 나는 개인 전도가 얼마나 귀한 일인지 새삼 깨닫곤 한다. 무명의 청년이 그에게 찾아가 이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잘 아는 조만식 선생도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