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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알고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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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가끔은 가기 싫은 길이 있다. 알고 가는 길이다. 차라리 모르면 모르고 간다지만 알고 보면 참으로 가기 힘든 길이 있다. 행복의 길이요, 영광의 길이라면 누구나 먼저 가고 싶어 하지만 그 길이 고통의 길이요, 고난의 길인 경우가 그러하다.
그러나 그 고난과 고통의 길을 알고 간 분이 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예수님은 인류의 죄악을 담당하기 위해 십자가를 져야 할 때가 다가옴을 아시고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기로 굳게 결심하셨다. 뿐만 아니라 로마 병정에게 잡히시던 그날 밤엔 겟세마네 동산에서 당할 십자가의 수치와 고통을 아셨기에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같이 되도록 간절히 기도하셨다. 그리고 그 길을 순종함으로 걸어가셨다.
그 길을 알고 걸어간 사람이 또 한 명 있다. 사도 바울이다. 다메섹에서 예수님을 만난 바울은 복음을 위해 예루살렘으로 가야 했다. 그가 가려고 하는 그 길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길이었다.
고통의 길을 알고도 걸어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으로 인해 인류는 죄에서 해방되어 참된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그리고 사도 바울의 눈물의 결단으로 많은 사람이 주의 복음을 듣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는 주님을 따르는 것이 때로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외로운 길이요, 나의 것을 포기해야 하는 어려운 길이요, 뒤를 돌아보지 말아야 하는 힘든 길이라는 것임을 알고 있다. 그 갈림길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힘든 길임을 알기에 그 길을 등지고 우리의 길을 가야 할까. 알면서도 주님이 가신 그 길을 감사함으로 걸어가야 할까. 영광의 길을 걷기 전에 우리는 예수님처럼, 바울처럼 고난의 길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