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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와 금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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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떠나 현재 남한에 정착한 사람들 중에 조상진(가명)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북한에 있을 때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한 명이 옆에서 굶어 죽는 것을 보아야만 했습니다. 마지막 남은 가족인 아들 한 명을 데리고 중국에서 3년여를 살다가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어린 아들을 함께 데리고 들어오지 못하고 먼저 한국에 정착한 그는 하루하루 그 아들이 들어올 날만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그 아들이 다른 그룹의 탈북자들과 함께 제3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뻤던 그는, 이후 그 아들마저 어느 사막에서 어른들의 뒤를 힘겹게 따라가다가 기력이 쇠하여 죽게 되었다는 절망의 소식을 듣습니다.
하늘 아래 가족은 아무도 남지 않은 그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는 남한 사람들에게 우리 북한 사람들이 5일 굶었더니 죽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남한에는 영양 상태가 좋아 5일, 10일도 금식하고 어떤 분들은 40일도 금식하는데 그들이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저는 최근에 북한을 위해 기도할 때 이사야 58장의 말씀이 자주 생각났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과 멍에 가운데 있는 자를 풀어 주고, 주리고 벗은 자를 먹이고 입히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저는 두려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북한의 형제들이 남한의 형제들에게 “우리 가족들이 기아와 질병으로 죽을 때 풍족한 삶을 살고 있던 너희는 무엇을 했는가”라고 물을 때, 우리가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가 고민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실제적인 필요를 채우는 사랑이 우리 자신만을 채우는 데 익숙한 마음으로 많이 막혀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한국 교회는 기도하는 교회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우리가 금식하며 북한과 열방의 영혼들을 위해 기도할 때 주님이 견고한 진들을 파하시며 각 나라를 회복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나누고 채워 주는 이사야 58장의 금식이 없다면 우리의 기도는 공허한 말에 그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