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과월호 보기
아침에 탐스럽고 싱그러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밤사이에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름다운 장미 봉오리가 아침 이슬을 머금고 활짝 피어나기 위해서는 어두운 밤 동안 준비를 해야 한다.
밤이 길면 긴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꽃은 밤사이 피어날 준비를 한다. 그래서 밤의 길이에 따라 피는 꽃의 종류가 달라진다. 만약 밤이 없다면 우리는 아름다운 꽃을 보기 힘들 것이다.
아침에 피어난 한 송이 꽃은 보잘것없어 보일지 몰라도 그 꽃송이를 피우기까지 긴 진통의 과정을 겪어 온 존재인 것이다. 한 생명체의 탄생은 우연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밤에 인생의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 어떤 사람은 고난의 밤이 길다. 어떤 사람은 고난의 밤이 짧다. 그 시간이 길든 짧든, 고난의 시간이 없다면 인생의 꽃은 피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인생의 밤이 찾아올 때면 먼저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밤이 지나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고통이지만, 그 후에는 찬란한 꽃이 필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나의 인생에 밤이 없었다면 지금 나는 무엇이 되었을까? 만약 인생에 끝없이 낮만 있다면 인간은 무척 교만해질 것이다. 나는 고난의 밤을 통해서 사람이 변화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들은 인생의 밤을 거쳐 아침에 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핀 것이리라. 아무리 피하려 해도 우리에게는 반드시 불행의 밤이 찾아온다. 어떤 때는 인생의 밑바닥까지 곤두박질칠 정도로 고난의 극치를 경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밤을 통과하지 않으면 인생을 완성할 수 없기 때문에, 밤은 우리네 인생에 있어 어쩌면 낮보다 더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불행이나 고통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 나 혼자만 불행하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만약 내가 어떤 잘못과 실수를 저질러 큰 위기에 닥쳤을지라도 이것은 나의 인생을 완성하는 데 꼭 필요한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밤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