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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1월

자아의 짐 내려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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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우리의 무엇을 보고 기뻐하실까? 우리가 하는 일을 보고 기뻐하실까? 아버지가 가장 기뻐하시는 아들의 모습은 아들이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할 때라기보다 아들이 자신과의 사랑의 관계 속에서 성숙해 가는 모습을 보일 때이다. 그런데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가 생산하고 이루어 내는 일의 양에 우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하나님마저도 그분이 우리의 일 때문에 우리를 기뻐하신다고 착각한다.
몽골의 아파트는 부엌이 좁기 때문에 식탁을 거실에 놓는다. 동연이와 서영이도 기분이 좋을 때면 엄마 아빠를 돕겠다고 음식을 식탁까지 나르곤 한다. 나와 아내는 이 일을 기뻐한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일을 덜어주어서 기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부모를 돕고 싶어 하는 마음을 지녔다는 시실을 기뻐하는 것이다. 사실 아이들이 돕는다고 나서 보아야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더 많다. 빨리 끝낼 수 있는 일에 오히려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우리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기쁘다.
우리가 사역 또는 사역의 결과에 집착하게 되는 경우, 그때가 우리의 영혼이 곤핍해졌을 때이니 주의하라. 우리는 우리의 영혼이 힘들면 힘들수록 더 열심히 일하며 자신을 채찍질한다. 그리고 누군가를 감동시키려고 애쓴다. 나 자신 또한 감동시키고 싶어 한다. 심지어 하나님까지 감동시키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일에 감동하지 않으신다. 예수님은 오히려 이렇게 말씀하신다.
“네가 지고 있는 그 무거운 짐을 내게 다오. 내 멍에는 가볍단다. 너는 내 안에 와서 쉼을 누려라. 내가 너를 기뻐하는 것은 너의 일 때문이 아니란다. 내가 너를 위해 일해줄 수 있는데 네가 붙잡고 있기 때문에 내가 일할 자리가 없구나!”
결국 이 말씀의 본뜻은 우리가 붙든 자아의 짐을 내려놓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서 예수님과 함께 부활의 기쁨을 누리라는 것이다.